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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행불자 암매장지 발굴조사 어떻게…사유지라면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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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행불자 암매장지 발굴조사 어떻게…사유지라면 난항

토지소유자 허가→굴착기 투입 땅 파기→유해 나오면 검찰 수사→가족DNA 대조로 신원 확인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8년 만에 재개될 5·18민주화운동 당시 행방불명자 암매장 발굴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관심이다.


계엄군이 작성한 메모에 등장하는 암매장 추정지역이 광범위한 데다 토지소유자도 확인되지 않아 단계마다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으로 광주에 투입된 3공수여단 부대원이 작성한 메모를 토대로 행방불명자 발굴 준비에 들어갔다.

5·18재단은 손으로 작성한 메모에 그려진 암매장 관련 약도를 토대로 장소를 찾고 있다.

해당 지역은 광주교도소 외곽이며 구체적이지만 넓게 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단은 구글 지도를 이용해 지번 정보와 토지소유자를 확인하고 나서 발굴조사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국공유지가 아닌 사유지라면 토지소유자 연락처 확보를 위해 수사 기관 도움이 필요하다.

재단이 토지소유자 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연락조차 닿지 않는다면 발굴조사는 이뤄질 수 없다.

토지소유자 허가로 조사에 착수한다면 발굴 현장에는 굴착기가 투입된다.

37년간 땅에 묻힌 유해를 찾는 작업이라 매우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지만, 암매장 의심 지역이 약도에 포괄적으로 표시돼 중장비 투입은 불가피하다.

6·25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은 치열한 전투가 이뤄졌던 지역에서 금속탐지기로 총기와 철모 등 금속류가 묻힌 장소를 특정해 조사 범위를 좁히는데 5·18 행불자 매장지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재단은 군 당국이 가해자인 만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투입 요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재단은 굴착기로 지표면에서부터 흙을 걷어내다가 5·18 행불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되면 작업을 멈추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검찰이 변사사건으로 수사에 착수하면 유전자정보 분석으로 유해 신원을 확인한다.

유전자정보는 전남대 법의학교실에 보관된 5·18 행불자가족 295명의 혈액 표본과 대조한다.

분석 과정에서 일치하는 유전자정보가 나온다면 1980년 5월 항쟁 이후 처음으로 행방불명자 매장지 발굴에 성공하게 된다.

5·18 행방불명자 암매장 추정지역 발굴은 광주시가 관련 제보를 받기 시작한 1997년부터 2009년까지 모두 세 차례에 나눠 추진됐다.

접수된 제보는 모두 64건으로 중복·부실 신고 지역을 제외한 9곳에서 발굴 작업을 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광주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82명이 법적으로 5·18 행불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행불자 82명 가운데 6명의 유해는 광주 북구 망월동 5·18 옛 묘역 무연고 묘지에 묻혀있다가 유전자 분석으로 신원이 밝혀졌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굴 준비를 추진하고 있다"며 "토지소유자를 찾고 허가를 받아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하면 조사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h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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