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치산 "일만 할수는 없으며 쉴 때도 있어야"…은퇴 뜻 비쳐
홍콩 명보 보도…잇따른 19차 당대회후 은퇴 암시 발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내달 18일 개막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최측근이자 반부패 사령탑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 명보는 중국 내 소식통의 전언과 여러 정황을 분석할 때 이 같은 관측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19차 당 대회에서 왕치산이 중국 공산당의 내규를 깨고 유임할지는 당 대회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국 공산당은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라는 묵계에 따라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시점에 68세 이상이면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퇴임하고, 67세 이하면 한차례 임기를 다시 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명보에 따르면 왕치산과 가까운 훙얼다이(紅二代·혁명원로의 자녀) 중 한 명이 19차 당 대회 이후의 거취를 넌지시 묻자 왕치산은 웃으면서 "줄곧 일만 할 수만 없으며, 쉴 때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 대회 후 은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은 최근 그가 참석한 전국 기율검사감찰 표창대회에서도 나왔다.
왕치산은 이 대회에서 "전면적인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은 양호한 시작을 보였으며, 만사는 시작이 어렵지만 이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며 5년간의 경험과 성과를 분석하고, 다듬고, 총괄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한 세대는 한 세대의 여정이 있고, 그 세대는 그 세대의 사명과 맡은 일이 있다"고 말해 왕치산이 당 대회 후 물러날 뜻이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중앙기율위 내부에서는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었는데, 왕치산이 신임한 부하 중 반부패 사정에서 큰 공을 세운 부하들의 특별 승진이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가에서는 고위 관료가 은퇴하기 직전 자신이 신임했던 부하 중 공이 큰 사람들을 특별 승진시키는 것이 관례이다.
왕치산의 은퇴는 반부패 사정이 이미 제도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왕치산은 중앙기율위 서기로 재직하면서 부패 관료들의 인적 청산은 물론 반부패 사정의 법적 제도화에 힘썼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염결(廉潔·청렴) 자율준칙', '중국 공산당 기율처분 조례', '중국 공산당 문책 조례' 등을 제정했다.
나아가 기존의 행정감찰법을 국가적 차원의 반부패 법률로 확대한 '국가감찰법'이 내년 3월 제13차 전국인민대표대회 1차 회의에서 심의, 통과될 예정이다.
그동안 중앙기율위가 비리 혐의 당원을 정식 형사입건 전에 구금 상태로 조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가감찰법은 이에 따라 '감찰위원회'의 신설을 규정했다. 감찰위원회는 감독, 조사, 처벌 등 3개 직권과 함께 부패 의혹 관리에 대한 신문권, 재산몰수권, 자산동결권, 폐쇄권, 유치권 등 12개 집행권한을 가진다.
명보는 이 같은 왕치산의 유산이 '공성신퇴'(功成身退·공을 세운 뒤 물러나 명성을 지킨다)의 칭호를 받을만한 업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19차 당 대회 후 그가 명예롭게 은퇴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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