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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이러려고 트럼프 지원했나?'

FT 칼럼니스트, 대선 지원 자충수·오히려 미-러 관계 최악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근래 전례 없는 수준으로 악화하면서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간접 지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결과적으로 최악의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꾸민 책략이 결과적으로 미-러 관계의 악화는 물론 푸틴과 트럼프 양 지도자의 정치적 운명에도 결정적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푸틴이 (대선 개입 없이) 그냥 있었으면 국제관계의 순리에 따라 양국관계도 충분히 개선될 수 있었으나 무리한 개입으로 오히려 사태를 최악의 수준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니스트 가이디언 래크먼은 12일 푸틴의 무리한 트럼프 지원이 결과적으로 두 사람의 정치적 파국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푸틴은 지난해 (대선 개입을 통한) 트럼프 지원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래크먼은 일단 지난해 미국 민주당 본부 해킹을 통한 이메일 누출이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했다.

당시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힐러리 클린턴의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에 편파적인 태도를 취한 것으로 이메일을 통해 드러나면서 공화당으로 선회한 민주당 지지자들의 향배가 트럼프의 승리를 가져온 주요 주(州)의 향배를 가르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일단 트럼프에 승리를 안기는 작전은 성공했으나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와의 유착 스캔들이 터지면서 이후 상황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갔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측과의 접촉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초단기간에 해임되면서 사실상 미국의 대러 제재 해제 또는 완화는 물 건너간 셈이 됐다. 미국 조야의 반러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오히려 제재는 더욱 강화됐다.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제재를 해제할 수 없도록 제동 장치를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여름에는 제재가 광산, 석유 분야로까지 확대됐다.

상황이 기대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푸틴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취한 러시아 외교관 추방에 대한 보복으로 자국 주재 미 외교관 보복 추방을 단행했다.

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첨단 무기를 대량 공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러시아는 이에 맞서 동유럽 전선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계획하는 등 전운이 고조하고 있다.

한마디로 냉전 절정기 이후 미-러 관계가 최악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이다.

래크먼은 반대로 만약 푸틴이 '그냥 그대로 있었으면' 양국관계가 지금보다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설사 힐러리가 대통령에 당선됐더라도 국제관계에 능한 힐러리가 양국관계 개선에 나섰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측도 그동안의 제재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던 만큼 사태 개선의 여지가 충분했다는 평가이다.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트럼프를 옥죄이는 이른바 뮬러 특검이 진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압력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또 조사에 따라 러시아 측의 개입이 드러나면 러시아에 대한 여론의 반감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특검의 종착지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또는 사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푸틴도 '러시아 스캔들'로 트럼프 못지않은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내년 3월 대선에서 야당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푸틴이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푸틴을 환호하던 시대는 이미 저물고 있다는 중평이다.

이미 러시아 내에 포스트 푸틴을 언급하는 언론 기사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계속되는 서방의 제재 속에 주민들의 경제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탓이다.

아울러 러시아 내 대기업체들도 이제는 러시아 스캔들로 인해 서방측의 제재 해제 전망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제재를 해제하려면 상황변화가 불가피하며 푸틴을 권좌로부터 끌어내리는 것이 그 방편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미-러 관계가 정상화하려면 양측에서 트럼프와 푸틴 두 사람 모두가 퇴진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래크먼은 진단했다. 푸틴의 무리한 개입이 엄청난 자충수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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