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진영 '룰라 없는 2018년 대선' 공론화 움직임
부패혐의 실형 선고 대비 대체인물 찾기…노동자당은 공개 언급 자제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진영 내부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을 전제로 대책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좌파 진영은 룰라 전 대통령이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좌파 노동자당(PT) 정권에서 수석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낸 안토니우 팔로시가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룰라 전 대통령에 불리한 증언을 한 이후 상황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팔로시 전 장관은 최근 부패수사를 전담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 1심 판사에게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관련 부패 스캔들에서 룰라가 핵심 인물이라고 증언했다.
룰라는 지난 7월 중순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오는 13일에 2차 재판이 열릴 예정이며 실형 선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진행될 연방대법원 재판을 통해 실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노동자당 내부에서는 룰라 대신 다른 인사를 후보로 내세우는 '플랜 B'를 둘러싼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나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아다지 전 시장이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과 10월 지방선거 참패, 잇단 부패 스캔들 등으로 위축된 노동자당을 되살려내는 정치력을 발휘할지는 의문이다. 전국적 지명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약점이다.
룰라가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되면 '선거운동원'으로 유세를 지원하는 전략이 논의되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2018년 대선 투표일은 10월 7일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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