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BI, 우버 스파이 프로그램 '헬' 수사착수
경쟁사 기사 빼앗기 프로그램…미 수사당국 우버 불법행위 수사 4개로 늘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가 경쟁사인 리프트의 운전기사 동향과 요금 등을 추적하는 스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과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헬(HELL)'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리프트 손님을 가장해 리프트 앱에 접근한 뒤 해당 지역에 리프트 운전기사가 몇 명이나 있고, 이들이 부르는 가격이 얼마인지 등을 자동으로 파악하는 스파이 프로그램이다.
특히 우버와 리프트 양쪽의 일을 함께하는 운전기사들을 파악해 이들에게 우버쪽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기사들이 우버에 더 충성심을 갖게 하려고 고안된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NYT는 "차량호출업에서 운전기사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버가 헬 프로그램을 만든 목적은 리프트보다 우수한 기사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는 지난 2014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오다가 지난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NYT는 전했다.
FBI가 우버의 '헬' 프로그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함에 따라 현재 미국 수사당국의 우버에 대한 수사는 4건으로 늘어났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5월 우버가 불법영업 단속을 피하고자 개발한 비밀 소프트웨어 '그레이 볼'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그레이 볼은 우버가 허가를 받지 못한 지역에서 불법 영업을 할 때 함정수사를 하는 교통 당국 단속자를 식별해 탑승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경찰관이 우버 차량을 호출하면 처음에는 예상 요금과 함께 탑승 가능한 차량이 이동하는 것처럼 보였다가 곧바로 '취소' 메시지가 뜨는 식이다.
우버는 또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해당 국가 관리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와 관련해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그룹의 자율주행차 사업부문 웨이모의 기술을 불법으로 취득한 혐의와 관련해서도 미국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우버에 대한 미국 수사 당국의 다각적인 수사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 파문과 파괴적인 기업 문화 등으로 기업 이미지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래비스 캘러닉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사퇴하고 새로 CEO가 된 다라 코스로샤히에게 또 하나의 힘든 도전이 될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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