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자구안 제출 D-3…박삼구, 어떤 카드 내놓을까
유상증자·대우건설 지분 매각·중국 법인 매각안 등 제시 전망
채권단이 자구안 거부시 워크아웃·P플랜 돌입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이봉준 기자 =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요구한 경영 정상화 자구계획 제출 시한이 9일로 사흘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5일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을 오는 12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자구계획을 내놓지 않거나, 제출된 안이 미흡한 것으로 판명 나면 경영진에 대한 해임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박 회장의 자구안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 6일 오전 출근길에 광화문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자구계획 마련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박 회장은 우선 과거 채권단에 제시했던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방안을 토대로 자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주변에선 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지난 7월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 시 박 회장이든 계열사든 2천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혀 '매각 방해' 논란을 야기했다.
박 회장은 2천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 20%를 확보, 금호타이어 재매각에 나서자고 채권단에 제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데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알박기'로 비칠 수 있어 채권단이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 회장은 또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4.4%를 매각하는 내용을 자구안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지분 4.4%의 가치는 약 1천300억원으로 금호타이어 유동성 해소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적자를 내는 중국 공장 매각 계획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6일에도 "중국 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했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더블스타와 지프로 등 금호타이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중국 기업과 접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채권단이 박 회장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금호타이어는 또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가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다.
최악에는 '프리 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돌입할 가능성도 예상된다. P플랜은 채권단 중심의 워크아웃과 법원이 주도하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의 장점을 합친 구조조정 방안이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은 유상증자와 대우건설 지분 매각, 중국 법인 매각 등을 자구책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채권단이 이를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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