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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스 짐머 "무대공포증 탓에 영화음악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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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스 짐머 "무대공포증 탓에 영화음악 했다"

10월 7일 '슬로우 라이프' 페스티벌로 첫 내한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60)에게는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다. '덩케르크', '인터스텔라', '다크나이트', '라이온 킹' 등 필모그라피를 나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21세기의 모차르트, 오케스트라의 마술사라 불리는 짐머가 한국에 온다. 그냥 비즈니스 출장이 아니다. 10월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7' 무대에 올라 직접 지휘봉을 잡기 위해서다.

첫번째 내한을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로 만난 그는 "진심으로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미국의 '코첼라 밸리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 야외무대에서도 스튜디오를 벗어나 관객과 직접 호흡했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오케스트라 라이브 연주와 영화를 함께 보는 '필름 콘서트'가 몇 년 전부터 인기다. 올해 코첼라에서는 영화가 아닌 짐머의 음악만이 오롯이 조명됐다.

"사실 무대에 서기까지 두려웠어요. 영화음악이 영상 없이 홀로 설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큰 모험이었죠. 고맙게도 많은 관객이 와줬고 좋은 반응을 얻어서 안도했습니다."





짐머가 처음부터 스튜디오 음악만 한 건 아니다. 1970년대에는 밴드에서 키보드와 신시사이저를 연주했다. 오랜 경력에도 무대가 두려우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짐머는 "영화음악을 꾸준히 해온 첫 번째 이유는 무대 공포증"이라며 "영화음악은 내가 무대에 설 일이 없게 하니까 큰 메리트가 있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영화를 정말 사랑해서 영화음악을 한다. 음악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 아주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짐머에게 영화는 어떤 의미일까.

"영화를 볼 때면 난 언제나 아이로 돌아갑니다. 그저 영화가 너무 좋았던 꼬마로요. 일로 맡은 작품이 아닌 영화를 볼 때는 단순히 한 명의 관객이 될 뿐이에요. 장르도 가리지 않죠."

그래도 좋아하는 장르를 꼽아달라고 졸랐더니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짐머는 "요즘 영화 장르는 다 진부해졌다. 주로 액션이나 드라마, 아니면 코미디로 분류된다"며 "생각을 자극하는 영화를 찾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관객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도록 유도하는 영화가 중요한 영화"라며 "음악은 그저 그 경험을 하도록 도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150편이 넘는 영화음악을 진두지휘한 그는 히트곡을 만드는 비결을 묻자 "협업"이라고 말했다.

짐머는 "사실 나는 일을 미루기로 유명한데, 그 때문에 감독이나 스태프들이 무척 힘들어한다. 하지만 그게 내 작업방식이고 음악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라며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감정을 읽어내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짐머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직접 선별한 19인조 밴드와 라이브 공연한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합류해 귀를 위한 풍성한 성찬을 차려낼 예정이다.

그는 라이브 무대에 대해 "언어·인종·종교·갈등을 모두 뛰어넘어 하나 되게 하는 힘이 있다"고 극찬했다.

"콘서트는 라이브로 진행되니까 그 순간에 전부를 매진합니다. 내가 관객의 일부가 되고, 관객이 내 일부가 되는 것을 경험하죠. 이런 경험은 그 순간에만 유효합니다. 변덕스럽고 폭력적인 요즘 세상에 이렇게 예술에 의지해 하나 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입니다. 요즘 가장 필요한 것 아닐까요."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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