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佛대통령, 그리스 방문…"그리스, 위기 벗어나는 중"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틀 동안의 그리스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 아테네에 도착, 프로코피스 파블로풀로스 그리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협력 증진과 유럽연합(EU)의 미래 등에 대해 논의했다.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은 그리스가 재정 위기를 겪는 동안 도움을 준 프랑스에 사의를 표하며 마크롱 대통령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그는 "2015년 여름 결정적인 순간에, 그리스가 유럽연합(EU)과 유로존에 남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 프랑스와 마크롱 대통령에게 그리스 전체가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하며 마크롱 대통령을 환대했다.
2015년 여름은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라는 배수진을 치고 국제 채권단의 추가 긴축 요구를 거부하며 벼랑 끝 대치를 벌이던 시점이다.
당시 프랑스 경제장관이던 마크롱 대통령은 그리스에 혹독한 추가 긴축을 요구한 독일 등 대부분의 EU 주요국 각료와는 달리 거의 유일하게 그리스 입장에 동조하며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해 그리스에서 호감도가 높다.
2010년 재정난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몰린 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파산을 면한 뒤, 그 대가로 8년째 연금 삭감, 세금 인상 등 혹독한 긴축 조치를 시행 중이다.
그리스는 그러나 올들어 경기 회복 기미를 보이며 지난 7월에는 3년 만에 국제 채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하는 등 오랜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날 채비를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블로풀로스 대통령의 환대에 "수 년째 이어오고 있는 그리스의 개혁 작업을 높이 평가한다. 그리스는 이를 위해 너무 큰 대가를 치러왔다"고 화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리스에 대한 채무 경감 조치 시행을 국제 채권단에 촉구했다.
두 정상은 또한 유럽은 그리스의 채무 위기와 같은 경제적인 충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한 독립성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며 유로존의 특수성을 잘 이해할 수 있는 IMF를 대체할 만한 독자적인 유럽의 재정 기구의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는 최근의 그리스 경제 회복 기조를 언급하며 "우리는 그리스가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최초의 신호를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는 개혁 기조를 계속 이어가야 하며, IMF와 같은 채권단은 그리스에 추가적인 요구를 더 이상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고대 아테네 민주주의의 상징적 장소인 프닉스 언덕에서 유럽의 미래와 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연설할 기회를 얻은 것은 역대 프랑스 대통령 가운데 그가 처음이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의 그리스 방문길에는 에너지, 건설, 서비스 분야의 프랑스 기업인 40명이 동행, 경제난 속에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투자 가능성을 타진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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