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 가격은 한국이 정한다?…메모리·패널 영향↑
애플, 삼성·LG와 스펙 경쟁에 부품 원가 부담 상승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애플의 새 스마트폰 '아이폰8'의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판매 가격을 사실상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업체들이 결정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아이폰8의 각종 첨단기능을 위해 탑재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메모리칩, 인쇄회로기판(PCB), 듀얼카메라 모듈 등이 모두 상당수 국내 업체에서 공급하기 때문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 공개되는 아이폰8에는 듀얼카메라, 플렉시블 OLED 화면 등이 적용되면서 가장 용량이 낮은 32GB 모델을 기준으로 999달러(한화 약113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직전 모델인 아이폰7이 647달러에 출시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50% 이상 오른 것으로, 제품 사양이 높아진데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의 가격 상승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과거에는 16기가비트(Gb)가 기본이었으나 최신 제품은 256Gb까지 나오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범용인 128Gb를 기준으로 올들어 37%나 올랐다.
아이폰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는 전세계 시장점유율이 올해 1분기 기준 36.7%에 달하는 선두업체 삼성전자와 4위 점유율(11.4%)을 기록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서 상당부분 조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폰8은 또 플렉시블 OLED 패널, OLED 터치패널 등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전세계 휴대폰용 OLED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려 97%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상당기간 유지하고 있다.
아이폰7에 사용됐던 LCD 패널과 비교했을 때 OLED 패널의 평균판매단가(ASP)는 2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역시 아이폰8 가격 상승에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대만 업계를 중심으로 일각에서는 삼성의 '중소형 OLED 시장 독점'이 아이폰8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으나 국내 업계에서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도 같은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아이폰에만 적용해서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아이폰8에 적용되는 듀얼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에서 상당부분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기와 국내 중소업체들이 만드는 스마트폰용 PCB도 아이폰8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애플과 삼성, LG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하드웨어 스펙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부품 원가 부담이 커진 게 사실"이라면서 "스마트폰 부품의 기술력에서 우리 기업이 앞서 있기 때문에 아이폰 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들에 대한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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