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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뜻 이어 장기기증 알려…300여명 서약 받아"

2년 전 부친 각막 기증한 김보환씨 "깨끗한 몸 기증하려고 금연도 실천"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제가 개인적으로, 1대1로 서약받은 사람이 115명이고요, 행사에 가서 단체로 받은 것은 200명이 넘습니다. 이제는 숫자 세는 것을 포기했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장기본부)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김보환(54)씨는 7일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저를 통해 장기기증 서약한 사람 숫자를 셀 단계는 지났다"며 웃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김씨는 2년 전 작고한 부친을 통해 장기기증을 접했다고 한다. 김씨는 "아버님은 몸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오래 계시다가 환우들을 보면서 장기기증의 필요성을 접하셨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김씨 자신은 평생대학원 진학을 계기로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

그는 "아버님이 가끔 말씀하시긴 해도 저는 장기기증에 관심이 없었다"며 "3년 전 우연히 평생대학원에 갔는데 30여년 만에 학교 문을 다시 밟고 보니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아버지 생각도 나서 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마을협의회장 등으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던 김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장기기증을 권할 생각에 장기본부에 신청서를 대량으로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아예 직접 장기본부 홍보대사로도 나서게 됐다.

그는 "이제 내가 죽으면 내 몸은 남에게 줄 물건 아니겠냐"며 "그럼 깨끗이 보관했다가 줘야겠다 싶어서 홍보대사 위촉 직후 담배를 바로 끊어버렸다. 예전엔 남들 다 하는 연말연시 금연 결심조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2년 전 갑작스러운 부친상을 당했다. 부친은 병세가 있기는 했으나 전날까지만 해도 손자들과 얘기를 나눌 정도로 괜찮았다가 다음날 새벽 숨을 거뒀다고 한다.

김씨는 "아버님이 평소 장기기증을 하겠노라 말씀하셨기에 그 뜻을 이어드리고 싶었다"며 "그래서 아버님의 각막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떠올렸다.

일이 막상 닥치니 겁도 났다고 한다. 그는 "각막 기증이 결국은 안구를 적출하는 것이라 혹시나 모습이 흉측할까 봐 걱정됐다"며 "염을 할 때 보니 웃으시는 듯한 표정이셔서 가슴이 아프면서도 뿌듯했다"고 말했다.

부친 사후 김씨는 더욱 적극적으로 장기기증을 알리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매주 수요일이면 장기본부 경기지부장과 함께 용인 운전면허시험장에 가서 캠페인을 벌인다. 자신의 차에는 '장기기증'이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실어둬 언제든 캠페인에 나설 준비를 하고 다닌다.

오는 9일 장기기증의 날을 앞두고 장기본부가 지난 2일 서울시와 함께 열었던 장기기증 홍보 행사에도 이미 다녀왔다고 한다.

김씨는 "우리 주위에는 장기기증을 원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은데 소중하고 생명 같은 장기를 우리는 사후에 거리낌 없이 화장한다"며 "이제는 장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진짜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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