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 트럼프의 '다카(DACA) 폐기'에 집단 반발
저커버그 "아메리칸 드림 짓밟는 잔인한 짓"
팀 쿡 "의회 지도자들과 협력해 다카 지킬 것"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또 하나의 반(反)이민정책인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폐기'에 실리콘 밸리가 집단 반기를 들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 밸리 주요 기업들은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나 회사 공식 블로그 등을 통해 "다카 폐기는 드리머(Dreamer:꿈꾸는 사람)를 짓밟는 잔인한 짓"이라며 의회를 상대로 다카 폐기 무효화 로비를 해 나갈 것을 공언했다.
다카 프로그램은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불법 입국한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청년들이 걱정 없이 학교와 직장을 다닐 수 있도록 추방을 유예한 행정명령이다.
"다카 프로그램이 미국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이 프로그램을 폐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다만 혼선을 막기 위한 후속 입법조치를 할 수 있도록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면서 의회에 "이제 일할 준비를 하라"며 자신의 입장을 반영한 입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다카 폐기 결정은 단지 잘못된 결정만이 아니다"며 "젊은이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제공하고, 그들이 어두운 그림자 생활에서 벗어나도록 독려하며, 정부를 신뢰하도록 하려는 노력을 잔인하게 짓밟고 끝내는 그들을 처벌하겠다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팀 쿡 애플 CEO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애플은 의회 지도자들과 '꿈꾸는 사람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의회 논의 과정에서 이를 중단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애플에는 다카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는 직원이 25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역시 "드리머는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의 친구이며 우리의 동료이며 미국은 그들의 고국"이라면서 "의회는 다카 보호를 위해 지금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드리머는 우리의 나라와 공동체를 더 강하게 만든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을 위한 다양성과 경제적 기회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IBM의 드리머들이 우리 회사와 미국의 경제에 긍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그들이 미국에 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초당적인 의회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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