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문원초 학생 923명 등교거부…재건축 현장 석면해체 갈등
전교생 74% 결석 처리…학보모 "석면 위해성 철저 검증해야"
(과천=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과천시 문원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인근 주공2단지 재건축 현장에서의 석면유출을 문제 삼으며 5일 자녀들의 등교를 막았다.
이들 학부모는 학교에서 200여m 떨어진 주공2단지 재건축 현장의 석면 해체·제거 작업과 관련해 재건축조합과 시의 조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면서 철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재홍 문원초 비상대책위원장은 "석면으로부터 안전한지 제대로 확인하고 나서 건물 철거를 해야 하는데 재건축조합측이 내일 당장 건물 철거를 강행한다고 한다"면서 "석면 문제는 아이들의 건강과 직결된 만큼 철저하게 재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등교 거부는 학부모 자율의사에 맡겼는데, 오늘 약 75%의 학생이 등교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시에 대책을 요구해도 '과천시는 제지할 권한이 없다'는 말만 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원초는 이날 1천247명의 재학생 가운데 923명(74.0%)이 학교에 오지 않았고, 출석부기재요령에 따라 등교하지 않은 학생 모두를 결석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학부모들은 시와 재건축조합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6일에도 등교 거부를 할 계획이다.
또 2단지 재건축 철거현장을 찾아가 공사를 막을 예정이어서 자칫 물리적인 충돌도 우려된다.
과천시는 재건축조합과 학부모의 입장차가 커 중재가 쉽지 않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조합 측이 3차례에 걸쳐 석면 조사를 했고, 시에서도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석면 조사기관에 석면 샘플링 조사를 했으나 추가로 석면이 검출된 자재와 구역이 없었다"면서 "그렇지만 학부모들이 이를 전혀 못 믿겠다고 해 협의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건축조합은 3번이나 석면 조사를 했으니 할 만큼 했다고 하고, 학부모는 자신들이 지정한 기관에서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아무리 중재를 하려 해도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석면 해체 작업을 둘러싸고 재건축조합과 학부모의 갈등이 커지자 신계용 과천시장은 이날 2단지 석면 지도를 주민에 공개하고, 샘플링 재조사를 위해 조합과 주민 간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긴급 조치계획을 밝혔다.
신 시장은 모든 석면 해체·제거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작업 시 비산먼지 농도측정 결과도 매일 시청 홈페이지에 게시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건축사업과 관련해 벌어지는 시민 불편 민원과 관련해 "재건축조합, 시공사와 협력해 석면, 비산먼지, 교통 문제 등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이슈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면서 "특히 석면 문제에 대해서는 처리 과정과 방법을 시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과천 관문초도 석면 문제로 지난달 31일 예정된 개학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이 학교는 7월 21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20개 교실을 대상으로 석면제거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 뒤 학교가 측정한 공기 중 석면농도는 기준치에 미달했으나, 학부모들은 "현장 조사결과 교내 곳곳에서 분진이 발견됐다"며 이날 현재까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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