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전용홀서 듣는 황병기의 가야금 연주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풍부하고 섬세한 잔향으로 유명한 롯데콘서트홀에서 듣는 황병기(81)의 가야금 연주는 어떨까.
롯데콘서트홀은 오는 14일 가야금 명인 황병기와 국립국악관현악단이 함께하는 '국악시리즈' 공연을 연다.
황병기는 지난 67년간 현대 국악 영역을 넓히고 다양한 장르와의 만남을 시도한 거장으로 꼽힌다.
특히 대표곡 '미궁'은 그의 작품 세계를 잘 드러낸다. 가야금을 첼로 활과 술대(거문고 연주막대) 등으로 두드리듯 연주하며 사람의 웃음소리와 울음소리를 표현하는가 하면 절규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삽입되기도 했다.
이 같은 파격 때문에 1975년 명동극장에서의 초연 당시 한 여성 관객이 무섭다며 소리지르고 공연장 밖으로 뛰어나가는 해프닝도 있었다.
황병기는 현대무용가 홍신자, 첼리스트 장한나, 작곡가 윤이상, 미디어아티스트 백남준 등 다양한 장르, 세대의 예술가들과의 활발히 교류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무대에서는 '미궁'과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가야금 독주곡 '침향무'가 연주된다.
'침향무'는 향료인 '침향(沈香)'이 타면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서린 가운데 추는 '춤(舞)'이라는 뜻을 지닌 곡. 신라 시대의 무용음악을 상상하며 작곡됐다.
동·서양의 공통된 원시 정서, 서양의 하프를 연상시키는 연주법 등 가야금의 다양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그는 오는 9일 인천 청라 엘림아트센터에서 신작 가곡 '광화문'도 초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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