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에 불리' 자사고 취소 울산 성신고 1학년 집단 전학
1학년 30여 명 일반고로…내신 부담·학교 불신 작용한 듯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자율형 사립고에서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할 울산 성신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의 일반고 전학이 러시를 이뤄 교육 차질이 우려된다.
4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성신고 1학년 학생 수는 올해 3월 255명에서 2학기를 시작한 이달 1일 223명으로 32명(12.5%) 감소했다.
이 학교 1학년은 8개 학급으로 급당 학생 수가 31∼32명인 점을 고려하면 1개 반의 학생이 이 학교를 떠난 셈이다. 이 학교는 2학기에 학급은 줄이지 않고 급당 학생 수를 27∼28명으로 줄여 편성했다.
학생 대부분은 울산의 인근 일반고로 전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학기 중 자사고에서 일반고 전학은 허가하고, 일반고에서 자사고 전학은 불허한다.
같은 기간 이 학교 2학년 학생은 263명에서 260명으로 3명 줄었고, 3학년은 269명 그대로다.
자사고의 마지막 학년이 될 1학년의 집단 이탈은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되면 자사고 브랜드 가치가 낮아져 대학 진학에 불리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비교적 실력이 우수한 학생끼리 모여 있어 내신성적을 올리기 어렵다고 보고 일반고 전학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학교 측이 자사고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하며 자신들을 선발해 놓고 2학기가 되기도 전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자사고를 포기한 것에 대한 불신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7월 21일 성신고 재단과 학교 측이 신청한 자사고 지정 취소안을 가결했다.
성신고는 재단의 경영이 어려워 재정 압박을 받고, 정부의 자사고·외고 폐지 정책에 따라 내년도 신입생 미달 사태가 우려된다며 일반고 전환 방침을 밝혔다.
성신고는 앞서 2015년 7월 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 점수 60점을 상회하는 83.3점을 받아 2016년 8월부터 2021년 2월 28일까지 지정이 연장된 바 있으나 중도에 자사고를 포기했다.
1학년 학부모 위주로 자사고를 포기한 성신고에 대한 비판 시위와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1학년 전학이 많지만 교육과정을 침해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추이를 지켜보며 지원 방안 등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lee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