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성분 기준이하였는데…한달도 안 된 계란서 24배 초과(종합)
양산 농장 1곳 계란 비펜트린 성분 전수조사 때와 3일 부산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와 결과 '판이'…조사 신뢰성 의문
(양산=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동남권 최대 산란계 농장이 몰려 있는 경남 양산 시내 한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허용 기준치를 24배 이상 초과한 농약 성분이 검출돼 관계당국이 경위 조사에 나섰다.
양산시는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시내 A 농장에서 생산, 유통 중인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이 기준치(0.01㎎/㎏)보다 무려 24배까지 초과한 0.024㎎/㎏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4일 밝혔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3일 부산시 사상구 한 계란 판매업소에서 유통 중인 계란을 수거해 살충제 검사를 했다.
이 계란은 양산지역 해당 농장에서 지난달 25일 생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농장은 지난달 농축산식품부가 전국 농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조사에서는 같은 살충제 성분을 검사한 결과, 허용 기준치 이하인 0.008㎎/㎏이 검출된 바 있다.
당시 검사기관은 경남도 축산진흥연구소였다.
농약 성분 초과 검출에 따라 부산시 보건당국은 해당 계란 판매업소에 있던 같은 계란 1천800개를, 양산시는 해당 농장 재고 계란 5만개를 전량 압류했다.
이 계란은 수거가 마무리되는대로 전량 폐기된다.
양산시는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부적합 계란 통보를 받은 즉시 해당 농장 계란 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 농장에서는 산란계 1만2천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하루 계란 8천 개를 생산해 유통하고 있다.
해당 농장은 친환경농장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이 농장은 대형 계란 업체인 B사 협업 농장으로 생산된 계란을 B사에 납품하고 있다.
시는 일부 부적합 계란이 시중에 유통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농장주를 상대로 유통 경로를 확인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는 난각 번호 '15058'이라고 찍혀 있다.
경남도와 시는 농장주를 상대로 살충제 성분 기준 초과원인 등을 추적하고 있다.
양산시 1차 조사에서 해당 농장주가 지난 5월 15일 축사가 비어 있을 때 살충제 성분인 비펜트린을 살포했고 이틀 뒤인 5월 17일 산란계를 입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농장주는 "빈 축사 농장 입구에 농약을 집중적으로 살포했고 이후에는 해당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농약 성분 기준치를 초과한 농장은 '관리 농장'으로 분류돼 매일 생산한 계란에 대해 검사를 받게 된다.
해당 농장은 6개월 규제검사를 받게 되며 3차례 조사에서 연속 적합 판정을 받아야 계란을 다시 출하할 수 있다.
도 관계자는 "농장 재고와 유통 중인 것을 포함, 계란 6만여 개를 우선 회수한 상태"라며 "이전 검사 수치와 워낙 차가 커 농약 초과 검출 원인을 규명하려고 농장주와 농약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양산시 정영도 농정과장은 "계란 소비가 워낙 안 돼 지난달 28일 이후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 대부분이 재고로 쌓여 있다"며 "해당 계란을 산 소비자는 구입처로 반품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산지역 규모가 큰 25개 농가에선 산란계 103만여 마리를 사육, 하루 계란 90여 만개를 경남·부산·울산지역에 출하하고 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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