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불법조업 어선 191척 더 폭파…강경대응 박차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200척 가까운 외국어선을 추가로 가라앉히기로 하는 등 불법조업 단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는 현재 무허가 조업 행위로 나포한 어선 191척을 침몰시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인도네시아 해양수산부 당국자는 "20척은 절차가 완료돼 침몰 조치가 확정됐고, 이와 별도로 어선 171척을 더 가라앉히기 위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선박들은 대부분 인도네시아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나포된 베트남과 필리핀 등 주변국 어선으로 알려졌다.
수시 푸지아투티 해양수산부 장관은 "9만7천㎞에 달하는 해양경계선을 모두 감시할 수 없는 만큼 어선 폭침이야말로 가장 효율적 수단"이라면서 "앞으로도 불법조업 어선은 예외 없이 침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2014년 취임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이 불법조업 엄단 방침을 세운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317척의 외국어선을 폭파해 침몰시켰다.
침몰한 선박은 베트남 어선이 144척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는 필리핀 76척, 말레이시아 50척, 태국 21척 등이다.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어선 191척이 추가로 폭침될 경우 인도네시아 당국이 가라앉힌 외국어선의 수는 500척에 육박하게 된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5월과 6월에는 자국 EEZ인 남중국해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다 적발된 중국 어선을 향해 총격을 가해 외교적 갈등을 빚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어민 한 명이 총상을 입었다며 강하게 항의했지만, 인도네시아는 나투나 제도에 전투기와 구축함을 추가 배치하는 등 강경 조치로 맞섰고 최근에는 해당 해역을 '북나투나해'로 명명해 영유권 주장을 강화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5일 자국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리아우 주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을 북나투나해로 명명한 조처에 공식 항의했다.
중국은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이 자국령인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이유로 이 해역을 "중국 어민의 전통적 어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남해 9단선은 1940년대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과 해저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남중국해 전체의 90%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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