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길주군 풍계리서 인공지진…자연지진과 확연히 다른 지진파
핵실험 추정…P파 두드러지고 파형 단순…음파 유무·진원 깊이도 차이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3일 오후 북한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길주 북서쪽 40㎞ 지역)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은 지진파의 특성이 자연지진과 확연히 다르다.
기상청이 지진파를 감지한 뒤 자연적 요인이 아닌 핵 관련 실험이나 대규모 화약 폭발 등 인공적 요인에 의한 지진이라고 판단한 근거도 이런 차이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인공지진은 파형 분석상 S파보다 P파가 훨씬 큰데, 이번 지진이 그런 특성을 보인다"며 "그동안 핵실험을 한 지역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P파와 S파 등 크게 두 가지 파동이 생긴다. P파는 매질을 수평으로, S파는 위아래로 흔들며 이동한다.
파동의 전달 속도는 P파가 초당 7∼8㎞ 정도로 초당 4∼5㎞인 S파에 비해 지진계에 먼저 잡힌다.
인공지진의 경우 P파의 진폭이 S파보다 매우 크다. 하지만 자연지진은 대부분 S파의 진폭이 더 크거나 비슷하다.
자연지진은 에너지 방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서 파형 역시 매우 복잡한 형태로 나타난다. 반면 인공지진은 초기 P파만 두드러질 뿐 S파를 포함한 이후 파형이 단순하다는 게 특징이다.
즉 파형을 보면 인공지진은 P파가 초기에 매우 강력하게 울린 다음에 후속 파동은 매우 작게 일어난다. 자연지진은 일정 시간 동안 지속해서 파동이 관측된다.
자연지진과 인공지진 사이에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에너지가 발생하는 원인과 전달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급격한 지각변동으로 생기는 자연지진은 압축력(미는 힘)과 팽창력(당기는 힘)이 모두 작용한다. 반면 폭발이나 핵실험 등으로 지반이 진동하는 현상인 인공지진은 압축력만 작용한다.
음파의 발생 여부도 인공지진인지 자연지진인지 판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다.
자연지진은 지진이 일어나도 음파는 대부분 발생하지 않는다. 반면, 인공지진은 폭발에 따른 압력 변화 등으로 인한 공중음파가 발생한다.
이밖에 진원의 깊이도 크게 다르다. 자연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보통 10∼15㎞ 정도에 이르지만, 인공지진은 거의 지표면 근처에서 발생한다.
이날 북한 길주군 지진도 진원의 깊이는 0㎞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기상청은 이 같은 여러 요소를 고려해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이 인공지진이라는 추정 결과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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