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벤처' 창업 열기 후끈…전문사모운용사 100개 탄생
자산운용사 수 193개에 달해…1천300여명 신규 고용 효과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지난 2년 가까운 기간 여의도에 소규모 사모 전문 운용사가 100개 넘게 생기는 등 '금융벤처' 창업 열기가 뜨겁다.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알려진 금융투자업계에서 1천3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까지 기대된다.
이른바 '펀드 백가쟁명(百家爭鳴)시대'로 불릴 만큼 펀드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아시아 자산운용 허브' 전략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전업 운용사는 지난달 말 현재 총 105개사로 집계됐다.
올해 8개월 동안 26곳이 새로 생겨나면서 제도 개편 1년10개월 만에 사모 전문 운용사 수가 100개를 넘어선 것이다.
이런 사모 운용사는 기존 금융회사보다 신규 창업 비중이 63%나 높다. 전문 사모 운용사 105곳 중 자문사가 운용사로 전환한 곳은 39곳이고 나머지 66곳은 모두 신규 창업했다.
펀드 시장의 급팽창으로 전체 자산운용사 수도 2015년 말 93개사에서 지난달 말 193개사로 107% 증가했다.
자산운용업계 임직원 수 역시 1년8개월간 1천307명(25%)이 늘어나 2015년 말 5천295명에서 현재 6천602명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금융 벤처인 전문 사모 운용사 창업이 활발한 것은 금융당국이 2015년 10월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기자본 요건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추고 회사 설립요건을 인가에서 등록제로 완화했기 때문이다.
증권사나 운용사 은퇴자뿐 아니라 20∼30대 젊은층까지 취업 대신 창업으로 몰리고 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회사 자체가 규모가 작은 젊은 조직이다 보니 리스크를 피해 보수적으로 운영되는 기존 제도권 회사와 달리 도전정신을 발휘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우후죽순 생겨난 회사 간 심한 경쟁으로 수탁고를 늘리지 못해 도태되거나 사라진 곳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으로 펀드 상품이 다양해져 금융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순기능이 더 많다.
메자닌펀드나 하이브리드펀드, 이벤트드리븐펀드, 사모부채펀드, 미술품투자펀드, 행동주의펀드, 무역금융펀드 등 새로운 운용 스타일의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로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AUM)은 지난 7월 말 기준 1천38조원으로 작년 말 951조원 대비 87조원(9%) 증가했다.
이중 신규 전문 사모펀드 전업 운용사의 운용자산은 모두 19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집합투자서비스본부장은 "105개 사모 운용사가 새로 진입하면서 200개나 되는 자산운용사들이 1천조원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며 "펀드시장은 새로운 회사와 인재가 몰려들면서 연간 17%씩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 내에선 자산운용 중심으로 여의도를 '아시아 자산운용 허브'로 만드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허브 구상은 10년 전 참여정부 시절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으로 추진됐으나 흐지부지됐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는 연기금 규모가 크고 펀드시장은 백가쟁명 시대에 진입해 자산운용사 중심의 새 금융허브 전략을 세울 때"라며 "외국인이 편히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해외 투자은행(IB) 등 금융권 관계자들이 여의도로 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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