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뒤늦게 외국기업 지식재산권보호 '가속'…미중 무역전쟁 염두
美의 지식재산권 조사 착수에 놀란 中, 대응논리 마련 차원인 듯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를 시작하자 중국이 황급히 외국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
1일 중신망에 따르면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외국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에 전문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세가지 특별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 중에서도 중국에 진출한 외자기업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상업기밀의 보호 문제에 집중해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악의적으로 브랜드를 모방하거나 상표권을 침탈하는 행위도 중점 조사할 방침이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지식재산권이나 상표권을 침해한 짝퉁 판매 단속도 강화된다.
가오 대변인은 "이번 특별조치의 구체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그간 지속적으로 시행해온 지식재산권 보호조치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지식재산권 조사 문제와 상관없이 이전부터 계속 지식재산권 보호 조치를 강화해왔다는 주장이다.
실제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외자 증가의 촉진과 관련한 약간의 조치 통보'를 통해 외국투자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 체계를 완비하고 온라인 쇼핑에서 상표권 및 특허권을 침해한 해적판 단속을 강화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그동안 중국 당국은 외자기업들의 쏟아지는 불만 속에 점차 지식재산권 보호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전보다는 완비된 법률 체계를 갖추고 지식재산권 법원도 설립하며 처벌 강도도 높여왔다.
국무원 산하에는 부총리를 조장으로 한 '전국 짝퉁 척결 영도소조'를 설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스포츠용품 기업인 뉴발란스가 중국에서 현지 기업들을 상대로 벌인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150만 달러의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는 판결을 받으며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동안 외국기업이 상표권 침해와 관련해 얻어낸 배상금으로는 최고액이었다.
이 같은 중국내 지식재산권 보호 조치는 최근 미국 정부가 최근 통상법 301조 적용을 염두에 둔 지적재산권 침해 여부 조사를 시작하면서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진출한 외자 기업들은 중국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도록 한 다음 지식재산권 공유와 핵심기술 이전을 강요하는 중국의 행태가 쉽게 바뀌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외국 기업의 디자인과 기술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제도와 문화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 역시 미국의 무역전쟁 카드에 대응하는 수준으로 '보여주기식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중국이 이미 미중 무역전쟁에 대비한 카드를 하나씩 꺼내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는 전날 미국과 유럽연합(EU), 싱가포르에서 수입하는 타이어원료인 부틸고무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엑손 모빌이 이 분야 세계 최대 기업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무역압박에 대한 보복 조치의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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