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프로세코, 치아 건강 해쳐"… 伊 "가짜뉴스" 발끈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최근 영국 언론이 이탈리아산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가 치아 건강에 해롭다고 잇따라 보도하자 , 이탈리아가 이를 "가짜뉴스"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데일리 메일, 가디언, 미러 등 영국 신문은 치과 전문의들을 인용, 영국인의 프로세코 탐닉으로 치아 건강이 크게 위협받는다는 기사와 칼럼을 게재했다.
영국 언론은 프로세코는 치의학에 있어 3대 '악의 축'으로 꼽히는 탄산, 설탕, 알코올이라는 3박자를 충실히 갖춤으로써 법랑질 부식, 충치, 치아의 잇몸 탈락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런던 미용치의학센터의 전문의인 메빈 드루이언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보통 식사와 함께 마시는 와인과는 달리 프로세코는 (함께 먹는 음식 없이) 계속 홀짝이게 돼 자신도 모르는 새 금세 몇 잔을 마시기 쉽다"며 "프로세코를 좋아하는 여성은 치아가 잇몸에서 이탈하는 '프로세코 스마일'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의 이런 보도에 대해 이탈리아는 "터무니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31일 '영국인들과 프로세코에 관한 '가짜뉴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와인 업계에서도 가짜뉴스가 존재한다"며 영국 언론을 비판했다.
이 신문은 영국 언론이 인용한 전문가들이 프로세코의 위험성을 거론하며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아무런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프랑스에서 생산한 스파클링 와인인 샴페인, 영국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제쳐놓고 이탈리아산 프로세코만 더 위험하다고 꼽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프로세코의 주된 산지인 이탈리아 베네토와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의 주지사 역시 영국 언론의 보도에 한 마디씩 던졌다.
루카 자이아 베네토 주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건 확실한 '가짜 뉴스'이니 그냥 내버려두자. 그렇지만 우리의 영국 친구들은 프로세코가 있는 곳에 웃음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프로세코를 찬양하며 매일 더 많이 프로세코를 소비하시라"는 글을 올렸다.
데보라 세라키안티 프리울리 베네치아 줄리아 주지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영국인들을 웃게 할 필요에서 이 같은 기사가 나왔다고 믿고 있다"며 "프로세코를 적당량 마시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영국은 프로세코의 최대 소비국으로 작년에 영국인이 소비한 프로세코는 4천만L에 달한다.
이탈리아 농민 단체 콜디레티에 따르면 영국의 프로세코 시장은 지난 해 34% 증가하며 최근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분에 지난해 영국에서의 프로세코 판매는 사상 처음으로 샴페인을 넘어서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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