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술핵 재배치'…바른정당 '핵공유'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지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포함해 7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핵 능력을 고도화하는 등 핵탄두 장착 미사일 위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점증하는 북한의 이런 비대칭 전력에 맞서 미국의 핵우산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한미동맹 또는 한국 스스로 대응 전력을 갖춰야 한다는 게 보수야당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여기에 '대화'에 무게를 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극명하게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렸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 기간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최근에는 당론으로 채택하는 등 전술핵 재배치 추진을 위한 여론몰이에 시동을 걸었다.
홍준표 대표, 정우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일제히 참석한 가운데 30일 전술핵재배치 토론회를 개최한 게 대표적이다.
홍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지 않고는 생존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걸음 나아가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31일 "한반도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자위권적 핵무장에 돌입해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결의안에는 원 의원을 비롯해 한국당 의원 22명이 서명했다.
바른정당은 핵공유를 앞세우고 있다.
이혜훈 대표는 지난 17일 문재인 정부의 외교·통일·국방정책을 평가하는 토론회에서 북한의 핵 동결이 아닌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한미 핵공유 추진을 강조했다.
핵을 특정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잠수함 등에 핵을 탑재해 이동하면서 한미동맹이 강력한 대북 억제전력을 갖자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방송 '세상을 연다. 박찬숙입니다' 인터뷰에서 "한국군과 미군이 공동으로 핵을 운영하는 체계, 그 정도만 해도 북한 핵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핵공유를 추진하려면 미국의 동의, 한미 간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현 정부가 그 신뢰를 쌓는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국민의당은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사실상 당론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김동철 원내대표는 지난 30일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에 따른 특단의 조치 필요성을 언급하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를 주장할 필요가 있다"는 개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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