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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폭우·탄저병에 결딴났어" 고추 흉작에 농민들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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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폭우·탄저병에 결딴났어" 고추 흉작에 농민들 '탄식'

"병 걸린 고추 수확 포기"…괴산 홍고추 판매량 10% 이상 감소

고추축제장 물량 달려 '발동동'…건고춧값 작년보다 50% 올라

(괴산=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극심한 가뭄과 잦은 비, 탄저병에 말 그대로 고추밭이 결딴났어"

충북 괴산군 칠성면에서 고추 농사(660여㎡)를 짓는 최모(78) 씨는 "농사를 60여년 지었지만 올해처럼 작황이 좋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에는 건고추 60∼70포대(1포대는 6㎏)를 생산했지만, 올해에는 겨우 40포대를 수확하는데 그쳤다.

올해 봄 극심한 가뭄을 겨우 이겨냈는데 고추가 빨갛게 익을 무렵 잦은 비가 심술을 부렸고 설상가상 탄저병마저 크게 번져 성한 고추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농사를 망쳤다.

최씨는 "고추 농사를 짓는 농가 10곳 중 9곳은 결딴났다고 보면 된다"고 혀를 찼다.

2천100여㎡의 밭에서 고추 농사를 짓는 안모(77·괴산군 감물면)씨의 얼굴 표정도 어두웠다.

그는 올해 고추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20%가량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안씨는 "지난해는 건고추 2천근(1근은 600g)가량 수확했는데 올해는 1천800근 정도밖에 안 나올 것 같다"면서 "이웃들에 비하면 그나마 작황이 괜찮은 편"이라고 애써 위로했다.

그러면서 "작황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탄저병이 퍼져 고추를 아예 베어낸 사람도 있다"고 귀띔했다.




건고추에 앞서 출하된 괴산지역 홍고추(붉은 고추) 판매량도 크게 감소했다.

군에 따르면 지난달 3∼28일 괴산읍 농산물유통센터 광장에서 열린 홍고추 시장의 거래량은 52.2t에 불과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9t이 팔린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거래량이 준 것이다.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이 지역 고추 재배면적이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지만 워낙 작황이 좋지 않았고 탄저병까지 번졌기때문이라는 게 농민과 괴산군의 설명이다.

가뭄과 잦은 비, 탄저병이라는 '삼재(三災)'가 겹치면서 고추 재배농민뿐 아니라 주부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고추 생산량이 줄면서 고춧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괴산지역 홍고추는 ㎏당 평균 1천375원에 거래됐지만 올해에는 ㎏당 평균 3천원에 판매됐다.

지난달 31일 막이 올라 오는 3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괴산 고추축제장에서 판매되는 건고추 가격도 올랐다.

세척 건고추 600g이 작년에는 다른 지역보다 저렴한 8천원에 판매됐으나 올해는 50%(4천원) 오른 1만2천원으로 책정됐다.

꼭지를 제거해 세척한 건고추 가격은 40%(4천원) 오른 1만4천원으로 결정됐다.




괴산군 관계자는 "고추가 뿌리를 내릴 때는 가물었고, 한창 익을 무렵에는 비가 이어지는 바람에 올해 작황이 좋지 않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괴산 고추축제장에 나오는 건고추 물량도 적다"고 안타까워했다.

yw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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