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자체 조직진단 착수…금융사 검사 횟수도 줄인다
'인사·조직문화 TF', '검사·제재관행 TF' 만들어 10월말 결론
외부 인사 위주로 구성…"채용비리 재발 막고 검사·제재 효율화"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 검사·제재 관행을 바꾼다. 연간 800∼900차례에 이르는 검사 횟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금감원 내부 인사제도와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진단에도 착수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인사·조직문화 혁신 태스크포스(TF)'와 '검사·제재 관행 혁신 TF'를 구성, 오는 10월 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전날 첫 회의를 연 인사·조직문화 혁신 TF는 채용비리 근절 등 인사제도를 바꾸는 게 핵심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현직 시절 개입한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졌으며, 당시 담당 임원들은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이 구형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절박한 위기의식 아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TF를 꾸렸다"며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 TF의 7명 중 4명을 외부 인사로 했다"고 말했다.
인사행정 전문가인 조경호 국민대학교 행정정책학부 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이천기 크레딧스위스증권 대표, 최병문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채용 등 인사의 투명성·공정성과 함께 ▲ 공직자에 준하는 금감원 직원의 정체성 확립 ▲ 조직문화·근무환경 혁신 ▲ 조직 구성원 간 동반자적 관계 구축 등이 목표 과제로 제시됐다.
올해 초부터 진행 중인 감사원 감사에서 직원의 부적절한 주식투자와 음주 운전이 적발되는가 하면, 익명 게시판에서 몇몇 특정인을 겨냥한 인신공격이 빈발하는 등 조직이 뒤숭숭해졌다는 판단에서다.
검사·제재 혁신 TF는 이날 출범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검사·제재 관행을 바꿨지만, 여전히 구태가 남았다고 본 것이다.
역시 9명 가운데 8명이 외부 인사다. 금융위원회의 금융행정혁신위에 참여한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TF의 위원장을 맡았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명수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남기명 우리은행[000030] 수석부행장, 권용범 농협생명 경영기획본부장, 김대환 미래에셋대우[006800] 경영혁신부문 대표, 손기용 신한카드 부사장이 참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삼자의 시각에서 검사·제재 관행 전반을 짚어보고 고치겠다"며 "검사의 선택과 집중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4천200여 개 금융회사를 검사 대상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약 850차례 검사를 벌였다. '선택과 집중'에 따라 이 같은 검사 횟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나친 자료제출 요구 등 금융회사의 수검(受檢) 부담을 줄이고, 법인·개인에 대한 제재도 징계 위주에서 재발방지 중심으로 바꾼다. 혁신안은 금융행정혁신위에 보고된다.
금감원이 두 TF를 운영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가운데 진웅섭 원장의 교체 전망이 나오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에서 권위주의 문화, 비효율적 업무 관행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대국민 신뢰 회복과 조직 역량 강화가 TF 구성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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