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폭우 잦아진 제주 동부, 기상관측장비 늘어나나
기상청 성산읍 부근 AWS 신규 설치 검토
(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올여름 '소나기 물폭탄'이 쏟아진 제주 동부지역에 무인 방재기상관측장비(AWS) 신규 설치가 검토되고 있다.
30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내년에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부근 중산간 지역에 AWS 신규 설치가 예정됐다.
현재 제주도 동부에는 김녕, 구좌, 표선, 월정, 우도 AWS와 성산기상대의 종관 자동기상관측장비(ASOS)가 있다.
이 지점들은 대부분 해안과 가까이 있고, 중산간 지역 쪽에는 기상청 관측장비가 없어서 관측 공백을 없애기 위한 AWS 설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지역은 공교롭게도 올여름 기습 폭우로 침수 피해가 수차례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달과 이달 들어 제주 동부지역에는 대기불안정과 지형적 영향으로 시간당 최고 100㎜가 넘는 '물폭탄'급 소나기가 쏟아지는 일이 수차례 발생했다.
하지만 기상청 호우특보는 미리 내려지지 않았고, 강수량 측정도 장비가 설치된 일부 지점에 한해 이뤄졌다.
제주도가 방재용으로 설치해 놓은 관측장비의 기록을 보면 기상청 관측 지점과 강수량 차이가 매우 컸다.
지난 25일 폭우 때도 기상청 ASOS가 설치된 성산 지점은 일 강수량이 155.3mm였는데 당시 제주도 관측장비로 측정된 인근 지역의 강수량을 보면 온평이 288㎜를 기록하는 등 기상청 관측지점의 2배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제주도 동부에 AWS 신규 설치를 검토하는 건 올해 잇단 폭우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향후에도 이 지역에 올해와 같은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AWS가 신규 설치된다면 예보와 관측, 분석을 통한 재난 대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밖에 올해 서귀포시 회수에 있던 AWS를 대흘로 옮겼으며, 서귀포시 안덕에 있던 AWS를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기상관측 공백이 없도록 관측망을 조정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성산읍 지역 AWS 신규 설치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필요성이 제기돼 내년에 추가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우선 예산이나 토지 확보 문제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ato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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