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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기론 부상…中, 일본 '잃어버린 20년'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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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기론 부상…中, 일본 '잃어버린 20년' 피할 수 있을까

SCMP "시진핑 구조개혁·부채감축 노력으로 경쟁력 유지할것"

"과연 믿을 수 있나" 서구 언론선 회의적 시각 강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최근 서구 언론에서는 '중국 위기론'이 한창 화두에 오르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분야의 거대한 거품이 터지면서 20년간의 장기 침체를 겪은 일본처럼 중국도 'L자형 침체'를 면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갈수록 높아지는 인건비, 빠른 고령화 속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 등을 생각하면 중국도 일본과 다른 길을 걷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는 악사(AXA)투자관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단 야오의 글을 실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첫째, 중국의 자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기는 했지만, 일본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이다. 1980년대 말 일본 닛케이 종합지수는 5배 상승했지만, 2009년 이후 상하이 종합지수의 상승 폭은 80%에 불과하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세도 일본의 전례에 비춰보면 미약한 수준에 불과하다.

둘째, 중국의 고령화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일본보다는 훨씬 느리다. 일본은 1992년에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가 정점에 이르렀지만, 중국은 2025년에 이르러서야 정점을 맞게 된다. 인구 고령화로 경제의 활력을 잃기에는 중국이 아직 젊다는 얘기다.

셋째, 1985년 일본은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달러 약세를 용인하는 '플라자 합의'를 맺었고, 이는 엔화 강세와 수출경쟁력 약화를 불러왔다. 반면에 2015년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시장 자율에 맡긴 후 위안화 실질가치는 되레 달러 대비 30% 가까이 떨어졌고, 이는 꺾일 줄 모르는 수출 호황으로 이어졌다.

넷째, 일본은 1990년대 초 이미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현재 중국의 개인당 소득과 생산성은 1960년대 일본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발전의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야오는 무엇보다 거품에 대처하는 정부의 자세에서 중국이 일본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거품이 터지자 경쟁력 없는 기업을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하기는커녕, 이들 '좀비 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퍼부으며 회생시키려고 애썼다. 결국, 은행의 부실 자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경기침체는 갈수록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와 달리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후 구조개혁에 매진하고 있다. 국유기업의 부실부채를 출자로 전환하고, 과잉설비는 통폐합을 통해 감축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부채감축과 시장 자유화, 규제 완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야오는 "중국의 적극적인 구조개혁 의지와 정책 실용주의는 일본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라며, 중국이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을 겪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구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의 낙관론에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저명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최근 SCMP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이 한국과 같은 '재벌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처럼 중국도 대기업이 몸집을 불려 나가면서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전략으로 경제를 발전시켜왔지만, 과도한 부채와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한국 재벌의 문제점 또한 답습했다는 지적이다.

페섹은 중국 정부가 이러한 재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이 겪은 1998년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위기를 겪을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가 말하는 부채 통제를 믿을 수 없다는 지적 또한 서구 언론은 물론 중국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칭화대학교 국제정책대학원은 최근 내놓은 연구자료에서 295개의 중국 도시 중 부채의 상세 내용을 발표한 도시는 37곳에 불과하며, 지방정부의 부채 투명지수는 2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과다한 부채로 중앙 정부의 처벌이나 규제를 받을 수 있어, 지방정부가 부채의 정확한 규모를 꽁꽁 숨기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열린 전국금융공작회의에서 과도한 지방 부채에 대해 해당 관료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가계·기업·정부 부채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242%에서 2022년 290%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의 현재 신용궤도는 위험한 상태이며, 지금이야말로 부채정리 노력을 강화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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