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탈퇴조건 협상 진전 없으면 英과 미래관계 협상 없어"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영국이 29일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에 관한 3차 협상을 이틀째 진행하는 가운데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의 EU 탈퇴조건이 해결되기 전에 브렉시트 이후 양측의 미래관계에 관한 협상은 없다고 거듭 못박았다.
융커 위원장은 이날 EU 대외관계청(EEAS) 주관으로 열린 EU 공관장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영국 측이 EU 탈퇴조건뿐만 아니라 무역문제 등을 함께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영국의 EU 탈퇴와 관련된 개별 이슈들이 해결되기 전에 우리(EU)가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은 아주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이슈를 뒤섞을 수는 없다"며 "미래에 대해 상상하기 전에 먼저 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주 영국 정부가 몇 가지 브렉시트 협상 쟁점에 대한 영국의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영국 정부가 작성한, 영국의 입장에 관한 문서들을 주의 깊게 읽었지만, 어느 것 하나도 만족스럽지 않았다"면서 "타결해야 할 엄청난 양의 문제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EU와 영국은 지난 6월 19일부터 브렉시트 협상에 본격 착수, 지금까지 두 차례 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리스본조약에 따라 오는 2019년 3월까지 영국의 EU 탈퇴와 관련된 모든 협상을 타결지어야 하지만 주요쟁점을 놓고 입장차가 커 현재까지는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영국은 EU 탈퇴조건과 함께 브렉시트 이후 양측간 자유무역협정 등 미래관계에 대한 논의를 병행하고 오는 10월께부터 이를 본격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EU는 브렉시트 이후 양측 진영에 잔류하는 국민의 권리, 영국이 EU에 약속했던 재정기여금 문제, EU에 잔류하는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국경문제 등에 대해 충분한 진전이 없으면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에 나설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영국을 제외한 EU 27개 정상은 영국과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에 착수하기 전에 영국의 EU 탈퇴와 관련된 3가지 쟁점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는지를 평가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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