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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로힝야족 사태 속 11월 미얀마·방글라 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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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로힝야족 사태 속 11월 미얀마·방글라 순방

교황, 27일 삼종기도에서 로힝야족 핍박에 또 우려 표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악화하는 로힝야족 사태 속에 오는 11월부터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순방에 나선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1월27일부터 30일까지 미얀마 양곤과 수도 네피도, 30일부터 방글라데시 다카를 차례로 찾는다고 28일 발표했다.

그렉 버크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의 이번 순방은 두 나라 정부와 주교들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불교도 중심의 국가인 미얀마를 방문하는 것은 역대 교황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이다. 이슬람 교도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방글라데시의 경우 1986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먼저 찾은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순방 확정 소식은 미얀마 정부군과 이슬람 소수민족 로힝야족의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 전해졌다.

교황의 방문국으로 거론되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핍박받는 민족으로 꼽히는 로힝야족 문제를 공유하고 있어서, 교황이 어떤 형태로 이 문제를 거론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체 인구의 90%가량이 불교도인 미얀마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불법 이민자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서부 라카인주(州)에서 발생한 경찰초소 습격사건의 배후로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지목하고, 이들을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벌이면서 '인종청소' 논란에 휩싸였다.

미얀마 정부군은 지난 26일에도 라카인주 북부의 방글라데시 굼둠 국경검문소에서 국경을 넘으려던 로힝야족 민간인 난민을 향해 수십 발의 박격포탄을 발사하고 기관총을 난사해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27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진행된 일요 삼종기도에서 로힝야족이 처한 핍박을 개탄했다.

교황은 이날 모인 신자들에게 "종교적 소수 민족인 우리 로힝야 형제들이 박해 받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 있다"며 "그들이 완전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교황은 앞서 지난 2월에도 미얀마군의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과 관련,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교황은 당시 "로힝야족은 단지 그들의 문화와 이슬람 신앙대로 살길 원한다는 이유로 고통받고, 죽임을 당하고 있다"며 핍박받는 로힝야족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바티칸에 모인 신자들에게 요청했다.

교황의 이번 미얀마 방문은 로힝야족을 적대시하는 미얀마 정부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구실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불교를 신봉하는 미얀마 민족주의 진영의 경우 로힝야족에 대한 교황의 지지 표현을 불편하게 여기고 있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얀마 방문 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천8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미얀마는 약 1%에 해당하는 60만명이 가톨릭 신자, 방글라데시는 전체 인구 1억5천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0.25%에도 못미치는 28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바티칸을 방문한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과 만나 수교를 맺고 초대 교황대사에 장인남 대주교(68)를 임명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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