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집단괴롭힘(이지메)으로 인한 아동의 자살이 발생하는 경우 전문가를 학교 현장에 파견해 사망 원인 조사를 지휘하게 할 계획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8일 보도했다.
문부과학성은 집단괴롭힘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아동의 자살 사건이 발생하면 지역 교육위원회와 학교의 대응을 지도하고 조언할 '집단괴롭힘·자살 등 대책 전문관'을 파견하기로 했다.
전문관은 중견 교직원과 전문가 등 2명으로 꾸려진다. 문부성은 정부 내 논의를 거쳐 내년도 정원 조정 시 관련 인력을 증원할 계획이다.
전문관은 집단괴롭힘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한 연수를 일선 학교나 교육위원회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집단괴롭힘 문제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13년 시행된 집단괴롭힘 방지대책 추진법에는 집단괴롭힘으로 아동 학생의 생명, 심신, 재산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거나 장기간 등교를 하지 않는 등의 의심 상황이 있는 경우 '중대사태'로 보고 학교와 교육위원회에 조사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유족들이 교육위원회나 학교의 대처와 조사 결과에 불만을 표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이바라키(茨城)현의 지역 교육위원회는 지난 2015년 '집단괴롭힘을 당하고 싶지 않다'는 내용을 일기에 남긴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여중생에 대해 '중대사태'가 아니라고 판정을 했다가 유족들이 반발을 사고 있다.
작년 2월 후쿠시마(福島)에서 자살한 한 여고생에 대해서는 지역 교육위원회가 자살과 집단괴롭힘 사이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유족의 요구로 진행된 재조사에서 결과가 뒤집혀 집단괴롭힘으로 인한 자살이 인정받기도 했다.
간사이가쿠인(關西學院)대학의 사쿠라이 지에코(櫻井智惠子) 교수는 "학교와 교육위원회가 조사의 주체인 현행 제도에서는 조사 결과가 학교 측에 유리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총리 직할 조직이 세상을 떠난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 조사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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