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에 놀란 시중은행, 잇따라 외환 서비스개선·수수료 할인
신한은행 3천달러 송금시 수수료 1만5천500원→5천원
국민은행, 모바일 외화예금 개설 서비스·농협은행, PC 외환거래 도입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인터넷 전문은행 한국카카오은행(약칭 '카카오뱅크')이 국외 송금 시장에서 고객층을 확대하자 시중은행이 잇따라 외환 서비스를 개편하거나 수수료를 낮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신한S뱅크를 이용한 국외 송금 시 입력 절차를 기존의 16단계에서 6단계로 간소화하는 등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용자는 송금 시 필요한 정보를 매번 일일이 입력하는 대신 기존 정보를 불러와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개편을 계기로 신한은행은 올해 연말까지 신한S뱅크를 이용한 국외 송금 시 미화 3천 달러 이하인 경우 송금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고 전신 수수료는 기존 8천원에서 5천원으로 인하한다.
이에 따라 3천 달러를 송금할 때 각종 수수료는 1만5천500원에서 5천원으로 1만500원 줄어든다. 국외 수신자가 내는 수수료는 별도다.
써니뱅크, 글로벌S뱅크(외국인 전용) 등 신한은행 다른 앱을 이용한 송금 때도 수수료 면제·인하 조치가 동일하게 적용된다.
신한은행은 20개국에 있는 150개 국외네트워크를 이용한 '신한 글로벌네트워크송금'을 다음 달 중에 창구뿐만 아니라 모바일에도 적용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실시간 국외 송금이 가능해지고 수수료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은 28일부터 자사 원화 계좌와 자사 공인인증서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KB스타뱅킹)에서 입출금이 자유로운 외화예금 계좌를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은 외화 입출금 통장을 만들려면 영업점을 방문해야 했으나 만 19세 이상인 대한민국 국민으로 거주자이면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쳐 24시간 개설이 가능해졌다고 국민은행은 전했다.
달러, 유로, 엔, 위안 등 11개국 통화를 자유롭게 입출금 거래할 수 있으며 국외 송금도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모바일 외화예금 서비스 개시를 기념해 올해 11월 말까지 50% 환율 우대 이벤트를 한다.
앞서 국민은행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이용해 아시아 15개 국가에 송금하는 수수료를 건당 5천원에서 1천원으로 인하했다.
NH농협은행은 PC를 이용해 외환 거래를 할 수 있는 '인터넷 FX딜링 홈트레이딩 시스템'(HTS, Home Trading System)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인터넷 FS딜링 HTS를 이용하면 최초 1회 은행 창구를 방문해 약정한 후 PC를 이용해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과 실시간 연동되는 고객 환율로 외환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이며 달러, 엔, 유로 등 9개 통화로 한 번에 100 달러 이상 최고 50만 달러까지 거래할 수 있다.
1일 이용 한도 제한은 없으며 일반 환율보다 약 50%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이 외환 거래 서비스를 개편하거나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급속하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5천 달러 이내 국외 송금에 건당 수수료를 통상 은행 창구보다 훨씬 낮은 5천원으로 책정하고 송금 절차를 간소화해 호응을 얻고 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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