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이란서 인기' 앱 삭제…이란 "법적 대응" 반발(종합)
애플 "美 이란 제재로 앱스토어서 이란 앱 제공 못 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애플이 미국 정부의 대(對)이란 제재에 동참해 앱스토어에서 이란에서 인기 있는 앱을 폐쇄한 데 대해 이란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어자리자흐로미 이란 정보통신부 장관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애플은 이란 소비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이번 조치에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자리자흐로미 장관은 "애플은 이란 스마트폰 시장의 11%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정보통신(IT)은 인간의 삶을 보다 안락하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돼야지 국가 간 차별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스타그램에도 글을 올려 "나는 물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도 이번 문제 해결을 위해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애플이 최근 폐쇄한 앱은 아마존과 유사한 쇼핑 앱 '디지칼라'와 '바밀로', 택시 호출 앱 '스냅'과 '탑시', 할인 상점 '카크피판', 음식 배달 서비스 '델리온' 등 10개 이상이다.
미국은 지난 2015년 이란과의 핵 합의에 따라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는 대가로 항공 등의 분야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으나 미국 기업이나 개인은 아직도 이란과 교역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이란 관영지 데일리는 이날 메디 타크히자데 '델리온' 부회장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앱을 삭제한 이유를 묻는 말에 어떤 답변도 명확하게 내놓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앱 운영업체들에 대해 "미국 제재 규정에 따르면 앱스토어는 미국 정부로부터 교역금지 조치를 받은 특정 국가와 연결된 앱을 올리거나 배포 또는 거래할 수 없다"고 통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누리꾼 4천500여 명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애플 고객의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내용의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 이들은 또 해시태그 '#이란앱폐쇄중단'을 퍼 나르며 항의했다.
이란인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4천만 대 정도며 이 중 600만 대가 밀수된 아이폰이다. 미국 회사인 애플이 생산하는 아이폰 수입은 불법이다.
제재 탓에 이란에서는 비자, 마스터카드 등 외국의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란에서 애플의 유료 앱이나 서비스를 사려면 외국에 신용카드 계좌가 있는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코드 번호를 받거나 자체 상품권을 사는 방식을 이용한다.
애플 아이폰용 앱 개발자 역시 해외에 은행 계좌를 가진 브로커를 통해 차명으로 애플에서 지급되는 앱 판매 수익을 받을 수 있다. 개발자 계정은 이란에서는 개설할 수 없고 가짜 외국 주소를 사용해야 한다.
이란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이 50% 정도인 삼성전자는 애플과 달리 '갤럭시앱'에서 이란 전용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제재를피한다.
갤럭시앱 안에서 유료 앱 구매를 수락하면 이란 국내 은행의 직불카드를 사용, 이란 리알화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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