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필 vs 베를린 필"…新舊 수장 '맞대결' 눈길
9월 지휘자 키릴 페트렌코 이어 11월 사이먼 래틀도 내한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신구(新舊) 수장' 맞대결이 올가을 한국 무대 위에 펼쳐진다.
2018년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 베를린 필 차기 수장 키릴 페트렌코(45)는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국립 오페라극장)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오는 9월 한국을 찾는다. 이어 현재 수장 사이먼 래틀(62)이 이끄는 베를린 필의 마지막 내한 공연이 오는 11월 열린다.
베를린 필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케 하는 이번 두 공연은 올해 국내 클래식 공연의 '하이라이트'로 꼽히고 있다.
9월 1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르는 페트렌코는 베를린 필의 차기 음악감독으로 지명된 이후에도 여전히 '베일에 싸인 지휘자'로 불린다.
언론 인터뷰를 극도로 기피하는 개인적 성향과 리허설·본 공연 이외에는 음악가들과의 사적인 교류도 극히 제한적으로 갖는 탓에 그의 무대 밖에서의 모습은 대중에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내한 공연 주최사인 빈체로는 "지휘자에 대해 관심이 많겠지만, 이번에도 페트렌코는 일절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 바이에른 슈타츠오퍼는 뮌헨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 뮌헨을 대표하는 유명 악단이지만, 페트렌코는 독일 현지에서도 한 번도 개인 인터뷰를 가진 적이 없다.
다만 그는 매우 꼼꼼하게 공연을 준비하는 '노력파'인 것으로 알려졌다. 덜 알려진 교향곡 연주에도 흥미를 보이는 등 폭넓은 음악 소화 능력도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협연 이고르 레비트)과 말러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특히 말러 교향곡 5번은 베를린 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등을 객원 지휘할 때마다 선보인 그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다.
7만~30만원. ☎02-599-5743
그로부터 두 달여 뒤인 오는 11월 19~2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는 래틀이 이끄는 베를린 필이 등판한다.
2002년부터 이 악단을 이끌어온 래틀과 함께하는 베를린 필의 마지막 내한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래틀은 런던심포니(LSO) 음악감독으로 내정된 상태다.
명성을 반영하듯 티켓 가격도 올해 모든 공연 중 최고가다.
가장 높은 등급의 R석은 45만원으로 책정됐다. S석이 39만원, A석이 28만원, B석이 17만원, C석이 7만원이다.
래틀은 지난 15년간 의욕적으로 베를린 필의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콘서트홀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베를린 필은 박물관이 되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하며 '21세기형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한 여러 노력을 펼쳤다.
매 시즌 새로운 현대음악을 초연하고 '스타워즈'와 같이 친숙한 영화 삽입곡을 무대 위에 올렸다.
오케스트라 공연을 온라인으로 실황 중계하는 '디지털 콘서트홀'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중요 업적으로 꼽힌다.
래틀은 내한 공연 양일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9일에는 버르토크 피아노협주곡 2번(랑랑 협연)과 브람스 교향곡 4번 등이, 20일에는 작곡가 진은숙이 래틀의 위촉을 받아 쓴 신작과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3번 등이 연주된다. ☎02-6303-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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