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과 대화노력 지속·인도지원 추진"…업무보고(종합)
국민합의에 따른 통일정책 위한 '통일국민협약' 체결 추진
조명균 "한반도 평화방안 주도적 제기해 비핵화 대화여건 조성"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통일부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밝힌 '베를린 구상' 기조 아래 남북 간 대화채널을 복원하고 남북교류 활성화를 토대로 남북관계 재정립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외교·통일분야 업무보고에서 ▲ 남북대화 재개 및 남북관계 재정립 ▲ 평화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 등 2건의 통일부 핵심정책 과제를 보고했다.
통일부는 군사분계선상 적대행위 중지를 논의하기 위한 군사당국회담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적십자회담 등 남북 간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북한에 두 회담 개최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한 달이 넘도록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업무보고 뒤 브리핑에서 "남북관계 단절국면이 오래 지속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 재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남북 민간교류를 진행한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 스포츠 교류와 종교·학술·문화 교류, 재해 공동대응 등 비정치적 분야의 민간·지자체 교류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이런 기조에 따라 대북 접촉 신청을 현재까지 90여 건 승인했지만, 북한은 우리의 대북제재 동참 등을 문제 삼으며 이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또 이산가족·국군포로·납북자·억류자 등 시급한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북 인도적 지원은 민간 지원→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당국 차원의 직접 지원 순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영유아 등 취약계층이나 감염병 예방을 위한 민간 지원은 적극적으로 돕고, 유니세프와 WFP(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의 대북지원 사업에 대한 공여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다만 당국 차원의 인도적 지원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통일부는 또 통일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통일국민협약'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국회·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추진체계를 갖추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과 협력해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 밖에 그동안 이뤄진 남북합의의 제도화, 생활밀착형 탈북민 정착지원 강화, 지자체가 참여하는 '남북교류협력협의체' 구성, 개성공단·경협기업 피해지원 등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조 장관은 "한반도 평화방안을 주도적으로 제기해 비핵화 대화여건을 조성하겠다"면서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한반도 신경제지도' 추진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대규모 경협사업 재개에 대한 논의는 이날 구체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보고 뒤에는 통일부와 외교부가 보고한 핵심정책 과제들에 대한 참석자들의 토의가 당초 예정된 시간을 1시간 초과해 2시간 정도 진행됐다.
천해성 차관은 "하나의 사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접근,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며 굉장히 열린 토론이 진행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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