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보고 말고 자유토론"…10분 보고, 90분 토론(종합)
부처별 핵심 정책보고는 간략히, 나머지는 대통령과 토론
文대통령 정부과천청사 등장에 직원들 '카메라 세례'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새 정부 들어 첫 부처별 업무보고가 시작된 22일, 달라진 분위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말에서부터 감지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부처별 업무보고의 성격으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핵심 정책 토의에서 일방적 보고가 아닌 자신과 부처 간 '쌍방향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통위는 아주 전문적인 분야여서 대통령도 업무보고를 통해 배우고자 한다"며 "과거처럼 부처 업무 전반을 나열해서 보고하지 말고 핵심 정책에 집중해 토의하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책 토의는 그야말로 자유로운 토론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고 다른 부처 소관사항의 토론에도 참여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토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당·정·청 등이 이미 공유하는 부처의 업무 전반을 보고받느라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다양한 아이디어 속에서 구체적인 핵심과제 추진 방향을 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런 원칙에 따라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효상 방통위원장이 핵심정책 보고를 마치고 나서 예정된 토론 시간을 40분 가량 넘겨 90여분 간의 토론이 이어졌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업무보고는 4시 10분이 돼서야 끝났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일선 부처에서는 이처럼 새로운 형식의 업무보고에 익숙하지 않은 터라 준비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50분에서 한 시간 정도 부처 과제를 보고하는 형식으로 준비했다면 이제는 발표는 '임팩트' 있게 하되 토론 때 나올 예상질문과 답을 따로 뽑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업무보고 시각에 가까워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하자 이곳 직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고 대통령은 손을 흔들며 화답하는가 하면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하기도 했다.
업무보고에 앞서 잠시 건물 1층에 마련된 카페에서 유 장관, 이 위원장 등과 담소를 나눈 문 대통령은 유 장관으로부터 '과학기술 50년사'를 전달받았다.
문 대통령과 유 장관 등은 부처 청사의 세종시 이전 등을 놓고 10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업무보고에는 문 대통령과 유 장관, 이 위원장 외에도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전병헌 정무수석 등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김태년 정책위의장,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 총 12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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