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감사서 적발…학교법인 농장 계란 시중보다 3배 비싸게 구입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서울의 한 예술계 사립고등학교가 관련 규정을 어기고 방과후학교를 학교법인 설립자(현 이사)와 교장 부부의 딸이 운영하는 업체에 맡긴 사실이 드러났다.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관악구 A고에 대한 종감사 결과, 이 학교는 2015년 방과후학교 위탁업체로 학교법인 설립자 이모(75)씨와 교장 김모씨 부부의 차녀가 설립한 업체를 선정했다.
'방과후학교 길라잡이' 등 시·도 교육청 공동 지침에 따르면 방과후학교 위탁업체 선정 시 '학교장 직계 존·비속이나 배우자의 계열회사 등과 체결하는 계약'은 금지된다.
서울시교육청은 A고의 방과후학교 예산사용과 회계처리에서도 부적절한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A고의 2015학년도 방과후학교 운영예산은 약 21억3천만원이었다.
A고 측은 "방과후학교 운영이 나름대로 잘 됐는데 절차적인 부분만 문제 삼아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교육청 관계자는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A고 종합감사에서 방과후학교 문제 외에도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생산한 달걀을 시중에서 산 달걀보다 3배가량 비싸게 구매하는 등 15가지 이상의 문제점을 확인했다.
교육청은 이달 말 감사결과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학교법인 초대 이사장을 지낸 설립자 이씨는 현재도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으며 부인 김씨는 교장, 장녀는 교감, 차녀는 방과후학교 팀장, 아들은 부설 유치원 행정실장을 맡는 등 사실상 가족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설립자 이씨는 1999년 이사장 재직 시 불법자금을 조성해 유치원 설립 등에 사용했다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되고 12억원 반환 명령을 받은 적도 있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