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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샬러츠빌 사태와 '콘텐츠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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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샬러츠빌 사태와 '콘텐츠 중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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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샬러츠빌 사태와 '콘텐츠 중립'

"정치적 판단으로 인터넷에 있어야 할지 말지 결정해선 안 돼"

'콘텐츠 중립'에 대한 새로운 논의 필요한 시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실리콘 밸리는 다양성을 추구한다. 특히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차별을 혐오한다고 말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대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 밸리의 IT 대기업 CEO들이 일제히 공개적인 비판을 쏟아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 이유에 대해 실리콘 밸리의 한 기업인은 "IT 기업들이 글로벌 인재로 구성돼 있고, 그들의 영업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족과 인종을 포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지금의 애플, 구글, 페이스북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아이폰을 파는 애플이나 전 세계에서 20억 명 이상의 이용자를 가진 구글과 페이스북의 입장에서 인종이나 민족 차별은 영업이익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이런 회사의 이해와는 별개로 실리콘 밸리는 인종차별이나 성차별 등의 문제에서 전통적으로는 '자유방임'(laissez-faire)적 입장을 취해왔다. 비판은 하지만 그것이 명시적으로 불법적이지 않은 한 다른 생각과 표현도 일정 부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자유주의적 사고에 기반한 이들의 기본 태도였다.

하지만 이런 실리콘 밸리의 다양성과 자유주의적 입장이 백인 우월주의자에 의한 샬러츠빌 사태로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 12일 백인 우월주의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네오나치즘 신봉자의 차량에 치여 사망한 헤더 헤이어를 '뚱뚱한 식충이' 등으로 비난하는 포스팅을 올린 데일리 스토머에 대한 인터넷 차단 문제가 '개방형 인터넷', '콘텐츠 중립'이라는 실리콘 밸리의 가치와 어떻게 병행될 수 있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세계 최대 도메인 등록업체인 고대디는 "데일리 스토머가 샬러츠빌 사태에서 숨진 여성을 비난함으로써 서비스 조건을 어겼다"며 등록 해지를 통보했다.

구글도 데일리 스토머의 등록을 취소하고 자동으로 지원되는 백엔드 서비스를 끊었다. 클라우딩 기업 클라우드 플레어도 "인터넷에서 허용될 수 없는 것이 있다"며 데일리 스토머의 등록을 거부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우리 커뮤니티에 증오의 공간은 없다"고 말했고, 스냅챗도 "이런 플랫폼에 대해 어떤 관용도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인 우월주의 사이트 '데일리 스토머'를 인터넷상에서 사실상 몰아내는 것에 대해 실리콘 밸리의 대다수 사람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클라우드 플레어의 매슈 프린스 CEO는 "인터넷 회사의 CEO가 자신의 네트워크에 있는 콘텐츠를 단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플레어 역시 데일리 스토머의 등록을 취소했다. 그러나 그는 17일 사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데일리 스토머의 운영자가 정말 바보 같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강요받았다"면서 "이런 결정을 자신과 같은 CEO에게 맡기는 것은 정말 원치 않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자사의 콘텐츠 중립 정책을 변경할 생각은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IT 세계가 어떻게 이 끔찍한 콘텐츠에 대응해야 하는지, 명확한 규칙과 명확한 틀을 가지고 이것에 관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나의 기분과 제프(아마존 CEO), 래리(구글 공동 창업자), 사티야(마이크로소프트 CEO), 마크(페이스북 CEO)의 그런 기질이 인터넷에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샬러츠빌 사태는 실리콘 밸리의 시민 사회에 대한 책임 한계, 자유언론과 상충하는 사안에 대한 대처, 사용자를 증오로부터 보호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데 있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n020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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