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해안경비대, 모로코서 출발한 난민 600명 구조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배를 타고 유럽 스페인으로 향하던 난민 약 600명이 스페인 구조 당국에 무더기로 구조됐다고 AP와 AF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스페인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모로코와 스페인 사이의 지중해 지브롤터 해협에서 15척의 소형 보트와 제트스키 1척에 타고 있던 난민 599명이 구조됐다.
이 가운데 최소 35명은 미성년자로 갓난아기도 1명 포함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아프리카의 빈곤을 벗어나 모로코를 경유해 지중해를 건너 스페인으로 가려는 난민들로 파악됐다.
스페인 해안경비대는 "이처럼 다수의 선박이 무더기로 스페인 영해로 넘어오기는 이례적"이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나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지난 9일을 기준으로 올해 들어 난민과 이주민 8천385명이 북아프리카를 출발해 스페인에 도착한 것으로 추산됐다.
또 이 기간 난민 최소 121명이 모로코를 떠나 스페인으로 향하던 중 익사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이 루트에서 숨진 난민은 128명이다.
북아프리카에서 스페인으로 들어온 밀입국자는 매년 갑절가량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폭발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해로를 통한 스페인 밀입국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지브롤터 해협과 지중해를 거쳐 스페인으로 가는 것이 아프리카인들에게는 유럽으로 가는 최단거리이자 리비아를 경유한 이탈리아행 또는 그리스행 루트보다 더 안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밀입국 조직들이 마약 밀매에 쓰던 쾌속정과 제트스키 등을 난민 장사에 활용하기 시작, 지중해를 건너는 시간도 줄어드는 등 유럽에 대한 접근성이 수월해지면서 밀입국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브롤터 해협 연안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에서도 차량에 몰래 숨어 스페인 본토로 진입하려는 모로코와 알제리 출신 난민이 속속 적발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세우타에서 놀이기구를 실은 차량에 은신해 본토 행 여객선을 기다리던 북아프리카인 19명이 발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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