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경매 '찬바람'…낙찰가율·경쟁률 급락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서울 지역을 정조준한 8·2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서울의 아파트 경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18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대책 발표 당일인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약 2주 동안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의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격 비율)과 경쟁률이 동반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25개 구 전체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고 그중 11개 구는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돼 담보인정비율(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40% 일괄적용 등 강력한 대출 규제 등이 적용되고 있다.
이달 들어 2주 동안 서울 아파트 29건에 대한 경매가 진행됐는데 이 중 13건만 새 주인을 찾으며 낙찰률은 44.8%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경매 물건의 낙찰가율은 90.8%로 2016년 2월(88.3%)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4.9명으로 2012년 12월(4.7명) 이후 4년여 만에 최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수치는 7월과 비교하면 일제히 낮아진 것이다.
낙찰가율은 99.1%에서 90.8%로 8%포인트가량 떨어졌고, 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12.6명에서 4.9명으로 급감했다. 낙찰률도 61.3%에서 44.8%로 크게 줄었다.
8·2 대책 이후 법원경매에서 낙찰된 수도권 아파트의 응찰자 상위 20건을 분석해보면 서울은 단 한 건만 포함됐을 뿐이다.
지난 7월 응찰자 상위 20건 중 10건이 서울 아파트 물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판이해진 분위기다.
응찰자 15명으로 공동 17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린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주상복합 '롯데캐슬골드'의 경우도 이미 두 차례나 유찰돼 감정가(24억 원)보다 가격이 꽤 떨어진 특이점이 있었다.
지방에서는 부산 아파트 경매 시장이 8·2 대책 발표 이후 일부 위축된 분위기가 감지된다.
부산은 지방에서는 세종시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청약조정대상지역이 지정돼 있는 곳으로 향후 추가 규제 대상 지역 우선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경매 참가자들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8월 2~17일 2주간 부산 아파트 경매의 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3.7명을 기록해 7월(6.3명)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2012년 6월 2.5명을 기록한 이후 최저 경쟁률이다.
다만 이 기간의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50.0%, 99.1%로 7월 낙찰률(45.1%)과 낙찰가율(94.6%)보다 상승했다.
이들 지역과 대조적으로 8·2 대책을 비켜간 경기와 인천의 아파트 경매 시장은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부 시·도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경기의 아파트 경매 시장은 대책 발표 전후인 7월과 8월 2~17일을 비교하면 ▲ 낙찰가율 93.7%→94.5% ▲ 평균 응찰자 9.5명→9.2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규제 무풍지대'가 된 인천의 아파트 경매 시장은 7월과 8월 2~17일을 비교하면 ▲ 낙찰가율 94.8%→96.2% ▲ 평균 응찰자 10.5명→12.6명으로 대책 발표 이후에도 경매 열기가 이어지며 '풍선효과' 조짐을 보였다.
8·2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이 크게 타격을 받은 것은 강화된 대출 규제가 경매 시장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번 대책에 다주택자 규제가 포함돼 있어서 경매 시장 역시 일반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매 시장에서는 응찰자들이 적정 낙찰가를 써내는 데 애를 먹는 등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근 경매에서 낙찰된 수도권 지역 일부 아파트 물건은 응찰자가 단독 입찰을 하면서 감정가의 110%를 써내 3천만 원 이상의 차이가 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감정가 이상의 가격을 써냈는데 경쟁자도 없었고 가격도 지나치게 높게 써낸 것이다.
향후 아파트 경매 시장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지역의 낙찰가율과 응찰자가 계속 조정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외 수도권 지역도 낙찰가율이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서울은 9월까지 낙찰가율과 응찰자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수도권 지역도 9월에는 적어도 낙찰가율은 조정될 것 같다"며 "수도권의 경우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적정 가격을 잡기가 어려워 낙찰자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징후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표] 서울 아파트 월별 경매 통계 (주상복합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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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진행건수│낙찰건수 │낙 찰 율 │낙찰가율 │평균응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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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1월 │126 │66│52.4% │93.3% │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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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2월 │139 │68│48.9% │97.1% │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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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3월 │147 │77│52.4% │92.9% │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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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4월 │132 │82│62.1% │94.9%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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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5월 │154 │90│58.4% │101.5%│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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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6월 │110 │68│61.8% │98.0% │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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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7월 │106 │65│61.3% │99.1% │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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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8.17│29 │13│44.8% │90.8% │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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