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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박前대통령 출당 문제 논란…갈등 재연 조짐(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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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박前대통령 출당 문제 논란…갈등 재연 조짐(종합2보)

홍준표, 토크 콘서트에서 '박근혜 출당' 정면으로 거론

'박근혜 동정표'로 지방선거 힘들다 판단…1심 선고가 분수령

친박계, '홍준표 말바꾸기' 반발…"박前대통령 출당 도움 안돼"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黜黨)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하고 나서면서 당내 해묵은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홍 대표는 보수 진영의 본거지인 대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을 작심 비판하면서 출당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개 제기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했고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출당문제 논의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게 발언의 취지다.

홍 대표가 첫 번째 토크 콘서트에서,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정식으로 출당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번만큼은 이 문제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실제로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한국당의 발목을 잡고 있는 '박근혜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17일 한 지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에만 기대 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며 "17∼20%의 박스권 지지율에 머무르는 가장 큰 원인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박 전 대통령 재판이 계속되고, 특히 민주당에서 '적폐 정당'이라고 공격할 것이 뻔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자진해서 탈당하지 않는다면 강제로라도 박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인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 결과가 나오는 시점에 박 전 대통령의 당적을 정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법적인 판단이 나오는 시점에 정치적인 책임도 함께 묻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현재 박 전 대통령 구속 만기 시점인 10월 17일까지 1심 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사안이 복잡해 연말이 돼야 선고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홍 대표는 일단 향후 토크 콘서트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출당에 대한 당 안팎의 여론 동향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17일의 토크 콘서트 무대인 울산은 상대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밑바닥 여론 동향을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오는 24∼25일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 연수원에서 열리는 정기국회 대비 의원연찬회는 당내 분위기를 가늠해 보는 계기가 된다.

박 전 대통령 출당은 당내 친박근혜(친박계) 의원에 대한 인적청산 작업과도 직결될 수 있다. 한국당은 11월까지 당무감사를 마치고 '부실 당협'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올 하반기에는 대대적인 인적쇄신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혁신위가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비롯한 각종 인적쇄신 작업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의 이번 언급이 바른정당 의원들을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보수 통합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는 만큼 바른정당 의원들에게 한국당으로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주기 위한 계산된 발언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홍 대표의 발언을 놓고 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는 벌써부터 당내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은 특히 홍 대표가 대표가 되자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실제로 홍 대표는 지난 4월 대선 후보 시절 "선거에 다소 유리하게 판을 이끌어가려고 이미 정치적 사체(死體)가 된 박 전 대통령 등 뒤에 칼을 꽂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의원은 "홍 대표의 말에 일관성이 없다. 홍 대표를 믿을 수 없다"며 "아직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이 한국당의 지지세력으로 남아있는데 박 전 대통령 출당이 당에 도움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또 류여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가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 없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은 토크 콘서트의 취지와 어긋난다"며 "홍 대표의 발언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당원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이미 형식적·정치적인 의미에서 당과 거리가 멀어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1심 재판 결과를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여론 추이도 감안하고, 당원 의견도 수렴해 결정하는 게 옳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효상 대변인은 "홍 대표의 언급은 박 전 대통령 출당문제에 대한 공론화의 물꼬를 튼 것이다. 과거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 이후를 향하는 미래지향적인 것이다"라며 "1심 판결 이후에 보자는 그 이전의 논의와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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