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에 시비 돈 뜯어낸 역갑질 종업원 집행유예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영세식당에서 며칠만 일하고 업주에게 시비를 걸어 해고를 유도한 뒤 돈을 뜯어온 '역갑질 종업원'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2단독 최수진 부장판사는 공갈과 공갈미수,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5·여)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생활정보지와 공인중개사를 통해 알아낸 개업 식당에 종업원으로 취업, 하루에서 열흘만 일한 뒤 시비를 걸어 해고되면 1∼3개월 치의 월급을 요구해 9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주인과 주방 아줌마를 이간질하고 험담하는 수법으로 업주를 괴롭히면서 해고를 유도했다.
요구가 거절당하면 행정기관에 위생불결과 원산지 표시위반, 유통기한 경과 등 각종 허위 민원을 제기해 업주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가장 바쁜 시간과 심야 시간대 수십 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어 업주들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줬다.
이렇게 당한 피해자는 10여명에 달했다.
A씨는 근로계약서를 미작성한 업주가 종업원에게 해고를 통지하면 며칠만 일해도 한 달 치 월급을 받아낼 수 있다는 점을 악용, 노동청 등에 신고하는 수법으로 돈을 뜯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악행으로 일부 식당은 휴업했다.
이런 업무방해로 식당 등은 총 5천500여만원 상당의 손실을 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최 판사는 "피고인이 주로 신규 영업 음식점에 취업해 업주와 종업원들과 분란을 일으킨 뒤 업주에게 돈을 요구하고 거절당하면 무차별적으로 위반사항을 관공서 등에 신고하는 방법으로 돈을 갈취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상당한 기간의 구금생활을 통해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상당수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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