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로닐 아니면 기준이하 농약검출 계란 유통제한 안한다"(종합)
식약처 농약 27종 검사 중…"피프로닐도 한번에 175개 먹어야 위험"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계란 섭취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피프로닐을 제외한 농약은 잔류 기준에 따라 유통을 관리하겠다"고 16일 밝혔다.
식약처는 현재 전국 농장과 유통망에서 계란을 수거해 피프로닐 등 농약 27종의 잔류 여부를 검사 중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이날 피프로닐이 함유된 계란과 그 계란을 사용한 가공식품까지 검출량에 상관없이 모두 폐기하기로 함에 따라 나머지 농약에 대한 처리 방침을 밝힌 것이다.
식약처는 "피프로닐이 '비의도적'으로 함유된 것이 아니라 농장에서 살충제를 살포함으로써 함유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검출량과 관계없이 폐기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프로닐은 벼룩, 진드기를 없애기 위한 살충제이며 바퀴벌레 퇴치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섭취할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산란용 양계농장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비펜트린의 경우 검출은 됐지만 기준치를 넘지 않은 농장이 나왔다. 살충제 조사가 계속되면 이런 사례가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양창숙 식약처 농축수산물안전과장은 "잔류농약이 정부가 정한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되면 그 즉시 유통·판매가 중단되지만, 기준치 이하면 유통에 제한이 없고 섭취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식품위생법에 근거하여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잔류 기준은 국민의 식품섭취량과 체중 등을 고려해 국민이 평생 매일 섭취하더라도 이상이 없는 수준으로 정해진다.
농약의 독성 자료를 근거로 일생 매일 섭취해도 유해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1인당 1일 최대섭취허용량(ADI)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서 80% 이내로 설정하는 것이 보통이다.
국내에서 아직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코덱스(CODEX) 규정을 차용하기도 한다.
부적합 계란을 일부 섭취했다고 하더라도 과도한 양이 아니면 인체에 해를 끼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보건당국의 분석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피프로닐의 경우, 잔류량이 0.0363㎎/㎏으로 조사된 경기 남양주 마리농장의 계란을 175개 섭취해야 몸무게 60㎏ 성인이 급성독성 상태로 갈 수 있다"며 "기준 자체가 엄격하므로 현재로써는 계란 섭취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의 27종 검사 항목 가운데 잔류 허용 기준이 있는 농약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다이아지논, 디클로르보스, 메티다티온 등 14종이다.
그리고 검출량이 아예 없어야 하는 농약은 트리클로르폰, 아미트라즈, 이버멕틴, 페노뷰카브, 펜설포티온 등 13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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