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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른팔' 배넌 잘리나…백인우월주의 두둔이 결정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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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른팔' 배넌 잘리나…백인우월주의 두둔이 결정타

"샬럿츠빌 시위 비판말라" 조언…후폭풍에 트럼프 등돌려

머독까지 배넌경질 조언…NYT "트럼프 변덕이 거취의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행정부 우경화를 주도한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해임 위기에 몰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배넌은 제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과의 불화설 속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근간인 극우 보수주의를 구현하며 자리를 보전했지만 그를 비호했던 대통령마저 최근 등을 돌리면서 사면초가에 빠졌다.

배넌은 지난 12일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에서 유혈시위가 발생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회를 주도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심하게 비난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비판성명이 오히려 그의 지지기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의 조언대로 이들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비난하지 않았고, 정치권과 재계, 시민단체로부터 십자포화를 맞았다. 결국 트럼프는 "인종주의는 악"이라며 밝히며 백기를 들었다.

이에 이런 상황을 자초한 배넌의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NYT는 백악관 상황에 정통한 측근들을 인용해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트럼프 대통령의 여름 휴가 직전 그를 만나 배넌을 백악관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자리에는 트럼프의 사위인 쿠슈너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동석했고, 이들 역시 배넌의 경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히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슈너는 트럼프 행정부 초기부터 배넌과 충돌하며 그의 입지를 좁게 만든 장본인으로, 머독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있다.

NYT는 켈리 비서실장도 측근들에게 백악관에서 배넌의 '막후공작'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그에게 반감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 10일 만에 해임한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국장도 최근 배넌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그는 지난 13일 ABC 방송에 출연해 백인우월주의자의 책임 거론을 회피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을 두고 "내가 만약 백악관에 남아 있었다면 대통령이 그런 성명을 하도록 놔두지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은 배넌과 (극우언론) 브레이트바트와 같은 유의 난센스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배넌을 백인우월주의자로 몰아세우며 "(그가) 백악관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한동안 배넌을 감싸고 돌던 트럼프 대통령도 주위 여론에 못 이겨 최근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기 시작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을 자신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막후실세로 보는 시각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시사주간지 타임이 배넌을 표지에 실으며 그를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권력'으로 묘사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기까지의 배넌의 활약을 그린 책 '악마의 흥정'이 최근 출간되자 같은 방식으로 정나미가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독과의 저녁 자리에서 배넌을 해임하라는 조언을 들은 후 예전처럼 반발하지 않고 그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고 NYT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트럼프가 아끼는 또 다른 극우 책략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의 존재도 배넌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밀러는 쿠슈너 선임 고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밀러가 곧 배넌의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NYT는 배넌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액 후원자인 카지노 재벌 셸든 아델슨과 억만장자 헤지펀드 소유주 로버트 머서 등과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들어 쉽게 내쫓기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배넌 또한 자신이 트럼프의 사위인 쿠슈너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하면 백악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배넌은 엄연한 '생존자'라며 예전에도 배넌이 트럼프의 버림을 받은 적이 있지만 트럼프의 변덕 덕분에 살아남았다고 보도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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