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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 미국 재도약·자메이카 몰락…그리고 '굿바이 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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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 미국 재도약·자메이카 몰락…그리고 '굿바이 볼트'

미국, 1987년 동독 이후 30년 만에 메달 30개 획득…종합 우승

자메이카는 금 1개 수모…'황제' 볼트, 쓸쓸한 퇴장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이 육상 최강국의 지위를 되찾았다.

미국은 영국 런던에서 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14일까지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로 종합 우승했다. 금메달 기준으로 집계한 순위, 메달 총수(30개)로 정한 순위 모두 미국이 1위였다.

케냐가 금 5, 은 2, 동 4개, 총 메달 11개로 2위에 올랐다.

종목별 1∼8위에 차등 분배하는 포인트를 기준으로 정한 종합 순위에서도 미국이 272점으로 124점의 케냐를 제쳤다.

2013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 대회에서 각각 러시아와 케냐에 1위 자리를 내줬던 미국은 런던에서 확실하게 자존심을 회복했다. 2011년 대구 대회(금메달 12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금메달을 획득했고, 1987년 동독만이 기록한 한 대회 메달 30개 획득에도 성공했다.





미국으로서는 단거리 강자의 위치를 회복한 게 가장 기쁘다. 저스턴 개틀린(35)과 토리 보위(27)가 남녀 100m를 석권했고, 여자 계주팀이 400m와 1,600m계주에서 우승했다. 필리스 프랜시스(25)의 여자 400m 금메달, 크리스천 콜먼(21)의 남자 100m 은메달도 의미가 컸다.

미국이 사랑하는 '모범생 스프린터' 앨리슨 필릭스(32)는 400m 동메달, 400m계주·1,600m계주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선수권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16개)로 올라섰다.

미국이 단거리에서 독주하면서 자메이카는 남자 110m허들에서 오마르 매클라우드(23)가 우승했을 뿐, 다른 종목에서는 금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우사인 볼트 혼자 금메달 3개를 따내던 시절은 끝났다. 여자 단거리에서도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의 뒤를 잇는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볼트의 퇴장이 아쉽다.

볼트는 남자 100m에서 3위에 그쳤고, 400m계주 결승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허벅지 통증으로 주저앉았다. 현역 마지막 레이스였던 계주에서 결승선도 통과하지 못했다.

올림픽 금메달 8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11개를 거머쥔 '황제' 볼트도 훈련 부족과 세월의 무게 앞에서 무너졌다.

'포스트 볼트'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웨이드 판니커르크(25·남아프리카공화국)가 주 종목 400m에서 우승하며 '포스트 볼트' 선두 주자로 나섰지만, 200m에서는 2위에 그쳤다. 1995년 마이클 존슨(미국) 이후 22년 만의 200m·400m 석권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남자 100m와 400m계주에서 은메달만 두 개를 딴 콜먼도 아직 '포스트 볼트'로 불리기에는 부족했다.

'장거리 황제' 모 패라(34·영국)도 트랙 종목 은퇴 무대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패라는 10,000m 3연패에 성공했지만, 5,000m에서 2위를 해 전무한 세계선수권 장거리 종목 3연속 더블 달성에는 실패했다. 패라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화려했던 장거리 선수의 길을 접고 마라톤으로 전향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역사적인 첫 여자 50㎞경보 챔피언이 나왔다. 아이네스 엔리케스(39·포르투갈)는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정식 종목이 된 여자 50㎞경보에서 4시간05분56초로 우승했다.







아시아의 약진도 돋보였다. 중국은 여자 투포환에서 궁리자오(28), 여자 20㎞경보에서 양자위(21)가 금메달을 수확해 금메달 수 기준 5위에 올랐다. 메달은 얻지 못했지만 남자 400m계주 4위에 오른 것도 값진 성과다.

일본은 남자 50㎞경보에서 은, 동메달을 땄고 남자 400m계주에서 동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카타르의 무타즈 에사 바심(25)은 대회 마지막 날 아시안인 최초로 높이뛰기 정상에 올랐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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