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 연전연패 한국 농구, 광복절에 '설욕 다짐'
FIBA 아시아컵 8강 진출 티켓 놓고 맞대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0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 농구는 일본보다 확실히 한 수 위였다.
남녀 모두 일본과 맞대결은 승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었다.
여자는 중국에 이은 아시아 2위 자리가 확고했고, 남자는 2000년대 들어 급성장한 중동세에 밀리기는 했어도 일본은 한 수 아래로 여겼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일본 농구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우선 여자는 이제 한국이 넘보기 어려운 수준에 올라섰다.
지난달 인도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56-70으로 졌고 19세 이하 세계선수권대회 16강에서는 47-86으로 완패했다.
대학선발이 나간 이상백배에서는 3전 전패를 당했고, 대만 윌리엄 존스컵에서도 63-78로 무릎을 꿇었다.
일본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아시아컵 3회 연속 정상을 지켰다. 그 사이 한국은 일본과 아시아선수권에서 네 번 만나 4전 전패를 당했다.
남자는 여자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올해 맞대결 성적은 별 차이가 없다.
지난달 19세 이하 월드컵 순위전에서 64-77로 졌고, 6월 동아시아선수권에서는 72-78로 패했다.
또 안양 KGC인삼공사가 나간 지난달 동아시아 챔피언스컵에서도 일본 대표 시부야 선로커스에게 62-69로 덜미를 잡혔다.
이상백배 남자 대학선발도 3전 전패를 당했고 12일 잠실에서 열린 아시아-퍼시픽 대학챌린지에서는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간 맞대결에서 77-81로 패했다.
윌리엄 존스컵 남자 경기에서만 우리가 101-81로 이겼는데 이 경기는 우리가 국가대표, 일본은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이 나왔기 때문에 승리에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올해 남녀농구 일본과 주요 맞대결 성적은 남녀가 세 번씩 맞붙어 6전 전패를 당한 이상백배를 제외하고도 1승 7패다.
이런 상황에서 광복절에 남자 국가대표팀 한일전이 성사됐다.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진행 중인 FIBA 아시아컵 8강 진출 결정전에서 한국과 일본이 맞붙게 된 것이다.
경기 시간은 현지 날짜로는 14일 오후 6시 30분이지만 한국시간으로는 15일 0시 30분이 된다.
이기는 팀은 8강에 올라 필리핀과 준준결승을 치르지만 패하는 쪽은 아시아 8강에도 들지 못하는 수모를 떠안아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1960년 제1회 대회부터 2015년 대회까지 가장 낮은 순위가 2009년 대회 7위였기 때문에 8강 진출 실패는 상상하기도 싫은 결과다.
FIBA 랭킹 30위 한국은 C조 1차전에서 개최국 레바논(43위)에 6점 차로 졌지만 카자흐스탄(56위)을 꺾으며 분위기를 반전했고 3차전에서는 세계 랭킹 20위 뉴질랜드를 잡아내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오세근(KGC인삼공사), 김종규(LG), 이승현(상무), 이종현(모비스) 등이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고 팀 어시스트 27개로 이란과 함께 최다를 기록할 정도로 조직력도 돋보인다.
공동 48위 일본은 호주(10위)에 졌지만 대만(공동 48위), 홍콩(65위)을 연파하고 조 2위로 8강 진출 결정전에 올랐다.
조별리그에서 호주를 제외하고 비교적 약한 팀들을 상대하기는 했어도 3점슛 성공률 44.4%로 필리핀(47.8%)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고 실책은 11.3개로 16개 참가국 가운데 최소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사령탑을 지낸 훌리오 라마스가 감독을 맡고 있으며 미국에서 귀화한 아이라 브라운(35·193㎝)도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아시아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 한국과 일본 가운데 어느 쪽이 자존심을 지키면서 4강 진출 기회를 엿보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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