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장들 "국공립 확대 불평등…9월 큰 판 벌일 것"
유치원 교사 연수장 방문해 부적절 언행 논란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최근 국공립유치원 확대 논의를 위한 세미나가 사립유치원장들의 집단행동으로 무산된 데 이어 이번에는 유치원 교사 자격연수가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으로 차질을 빚었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 25% 수준인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2022년까지 40%로 높이는 내용의 공약을 추진 중이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인천 경인교대에서 열린 인천지역 유치원 1급 정교사 자격연수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인천지역 사립유치원장 10여 명이 단상에 올라 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들은 "국공립유치원 비율을 40%로 늘리는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은 매우 불평등하다"며 "국공립 비중이 커지면 사립유치원 교사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립유치원은 지금도 국공립에 비해 교사 처우가 열악하다"며 "공립유치원의 경우 지난해 담임 수당이 2만원 인상됐는데 사립은 오르지 않아서 투쟁을 통해 올해 간신히 인상됐다"고 밝혔다.
또 "국공립유치원이 확대되면 사립과의 형평성이 어긋날 뿐 아니라 엄마들의 선택권도 제한된다"며 "9월에 대대적인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판을 아주 크게 벌이겠다"는 말도 했다.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은 정규 연수 프로그램 시간에 입장해 발언했으며, 이 때문에 특강이 예정 시간보다 30∼40분 일찍 끝났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연수 프로그램에 없는 사립유치원 관계자들의 방문과 발언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반발했으며, 일부 교육단체도 인천교육청에 강력히 항의했다.
논란이 일자 인천교육청에서 연수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경인교대는 이날 오후 열린 수료식에서 교사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번 연수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3주간 진행됐으며, 국공립과 사립유치원 교사 252명이 참가했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자격연수 프로그램에 사립유치원연합회 관계자들이 들어가 부적절한 내용을 발언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연수책임자가 사과했다"며 "간식을 사서 방문하는 관행에 따라 입장을 허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차 유아교육발전 5개년 기본계획' 4차 현장세미나가 사립유치원장들의 회의실 점거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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