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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태극기가 많은 동네'…진도 송산마을의 태극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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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태극기가 많은 동네'…진도 송산마을의 태극기 사랑

(진도=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전남 진도군 군내면 송산마을에 365일 펄럭이던 태극기가 사라졌다.

국기 훼손 사건은 아니다. 낡은 태극기와 부속물을 교체하기 위한 공백이다.

송산마을에는 40가구, 75명이 모여 산다.

주민 대부분이 70∼80대인 작은 농촌 마을에는 안길 65개, 집에 모두 105개의 태극기가 걸려있다.






주민보다 더 많은 태극기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부낀다.

태극기는 마을 주민 박준범(57) 씨가 2012년 별세한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관리한다.

박씨의 아버지는 2009년 태극기 선양운동 마을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게양 운동을 벌였다.

당시 마을 입구에 3·1절과 민족대표 33인을 기려 각각 31개와 33개의 태극기가 내걸렸다.

송산마을은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의 부친인 독립유공자 박종식(1911∼1948)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다.

박씨는 국기를 올렸다가 내리는 도르래, 볼트, 너트의 상태를 수시로 살핀다.

고령의 주민들이 날씨에 따라 태극기를 걷어내고, 다시 걸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때문에 몇 달이면 해지는 태극기도 자주 교체해줘야 한다.

박씨는 "남들은 월급 받고 하는 일인 줄 안다"고 웃었다.

진도군은 최근 국기와 장비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 500만원을 지원했다.

교체 작업을 위해 1주일 전 내려진 태극기는 72주년 광복절을 앞둔 11일부터 다시 집집이 펄럭이게 된다.

박씨는 "태극기를 보고 다니면 주민들이 음료수를 건네면서 격려하기도 한다"며 "태극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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