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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인생플랜] (20)현직에서 '미래의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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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인생플랜] (20)현직에서 '미래의 길'을 찾다

55세 대기업 정년 후 '미래예측 전문가' 변신 서형석씨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바빠…급변하는 미래에 낙오자 없게"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미래를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설레지만 급변하는 미래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변화 속도에 뒤처지는 낙오자가 없게 미래 트렌드와 직업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전직 대기업 간부 출신 서형식(59)씨는 인생 이모작으로 일군 자신의 새 직업을 이렇게 소개했다.

그가 건넨 명함에는 '유엔미래포럼 세계기후변화종합상황실 기후변화·미래예측연구소장'이라는 무려 29자나 되는 직함이 적혀 있다.

그는 LG상사 신사업개발팀 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3년 말 55세로 정년퇴직한 뒤 '미래예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탄탄한 과거 경험을 토대로 미래의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는 셈이다.

퇴직한 지 4년도 채 되지 않아 여유로운 노년을 준비할 법도 한데도 그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주변 사람을 만날 때마다 "직장을 다닐 때보다 더 바쁘게 살지만 일이 있고 불러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며 행복한 표정이다.

서 소장이 미래예측 분야에 발을 디딘 것은 우연이었다.

회사 재직 중 만난 박세훈 세계기후변화종합상황실 대표 권유로 입문해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가르침을 받았다.

그는 퇴직 후 일자리가 없어 고민하는 지인들을 보며 일찌감치 인생 2모작이 중요함을 깨닫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하다가 미래예측에 빠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낯설고 답답한 점이 많았지만, 공부를 거듭할수록 빠져들었다.

6년간 '열공' 끝에 2014년 '밀레니엄 프로젝트'(The Millennium Project)로부터 '미래예측 전문가'라는 국제공인 자격증을 받았다.

미래예측방법론으로 '통일한국의 미래'를 연구·발표해 전문가로 인정받은 것이다. 한국에서 이 자격증을 받은 사람은 3명뿐이라서 전문가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미국에 본부를 둔 미래연구 싱크탱크다.

유엔 및 산하 연구기관과 긴밀한 협조로 지구촌 갈등과 문제 해결 방안을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전 세계 64개 지부가 있고, 미래 전문가 3천500여명과 학자, 최고경영자(CEO) 등이 연구에 동참한다.

서 소장이 2015년 정회원으로 가입한 유엔미래포럼은 밀레니엄 프로젝트 한국지부다.


29년간 주한 영국·호주대사관 홍보실장과 수석보좌관으로 근무한 박영숙 대표가 2004년 발족했다.

밀레니엄 프로젝트 제롬 글렌 회장 등 미래학자와 석학을 워크숍에 초청해 미래예측방법론 강의를 열고 해외 사례를 국내에 소개한다.

세계기후변화종합상황실은 글렌 회장이 제안해 경북 김천에 만든 기구다.

서 소장은 이곳에서 기후변화와 미래예측을 연구하고 전국 공공기관, 대학, 기업 등지에서 강의한다.

4차 산업혁명과 미래전략, 미래사회 메가 트렌드, 미래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기후변화와 미래사회의 변화 등이 주요 강의 제목이다.

그는 "밀레니엄 프로젝트와 유엔미래포럼은 미래 문제와 기회, 정책, 전략을 분석·보고해 미래사회 위험을 사전에 경고하고 국가와 기업에 맞춤형 미래예측을 해준다"고 말했다.

미래학자가 주로 활용하는 미래예측방법론 40여개 중 20여개는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개발한 것이라고 한다.

서 소장은 지구촌 주요 과제로 기후변화, 수자원 확보, 인구 증가 및 자원 균형, 민주주의 확산, 정보통신기술 융합, 빈부 격차 완화, 에너지 수요 증가 등을 꼽았다.

사회(문화역사·교육·복지), 기술(과학·공학·연구개발·정보통신), 환경(기후변화·환경오염), 인구(인구분포·고용·고령화), 정치(정치체제·외교·국방), 경제(산업구조·제조·무역), 자원(지하자원·에너지·전기)을 미래예측 7가지 요소로 소개했다.


그는 미래예측 실패·성공 사례로 일본의 코닥필름과 후지필름을 들었다.

코닥필름은 130년 역사를 가진 필름사업 선두주자였지만 디지털 시대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파산했다. 반면 후지필름은 필름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LCD TV용 필름과 화장품, 제약 등 신사업에 진출해 세계 최초로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하는 등 급성장했다.

미래예측 성패가 기업은 물론 국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게 서 소장의 설명이다.

세계기후변화종합상황실은 기후변화 심각성 인식교육, 적응·대응방안 제시, 대체에너지 개발, 온실가스 감축 등 정보를 제공한다.

서 소장은 10대 자녀를 둔 부모 고민을 들어주려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미래 관련 자료를 모으며 '데이터로 풀어보는 10대들의 미래예측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기후변화상황실이 개설한 미래직업교육, 4차 산업혁명시대를 강의할 전문인력을 양성 중이다.

그는 "미래를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설레지만 급변하는 미래에 놀랄 때가 많다"면서 "변화 속도에 뒤처지는 낙오자가 없도록 미래 트렌드와 직업을 널리 알리겠다"고 했다.

유엔미래포럼 한국미래회의 회장도 맡아 자율주행자동차, 남북통일 등 다양한 분야도 연구한다.

비즈니움 컨설팅사업부 이사로서 중소기업 경영 컨설팅, 최고경영자 신사업 타당성 검토, 인공지능 컨설팅을 하고 있다.

바쁜 일과에도 가족과 함께 18년째 해온 마라톤은 제2의 인생의 원동력이다.

구미마라톤클럽 회장을 맡아 회원 100여명과 매주 일요일 구미 금오산 일원 13㎞를 달린다.

마라톤 풀코스를 수십 차례 완주했고 100㎞ 울트라 마라톤에도 도전해 14시간 48분(제한시간 16시간) 만에 완주했다.

서 소장은 "건강만큼 중요한 게 없다. 80세까지 마라톤을 계속하는 장수마라토너가 꿈이다"며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인생을 후회 없이 살겠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par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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