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당 4곳 무신도 문화재로 지정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시는 시내 마을 제당 4곳에 있는 무신도(巫神圖)를 지정문화재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에 문화재가 된 무신도는 '행당동 아기씨당', '전농동 부군당', '성제묘 및 관성묘', '당인동 부군당' 등 4곳에 있는 그림이다.
무신도란 무속에서 섬기는 신을 그린 그림으로, 무속 신앙의 숭배 대상과 의례를 보여주는 민속 회화다.
시는 "서울 시내에는 마을 제당이 40곳 이상 있지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마을 신앙의 구심점이던 이들 제당이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제당에 대한 관리도 소홀해지는 실정"이라고 문화재 지정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우선 성제묘 무신도 10점과 관성묘 무신도 4점을 각각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했다. 궁중 화원에 의해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무신도는 삼국지의 관우를 주신으로 삼았다.
시는 이어 행당동 아기씨당 무신도 16점과 전농동 부군당 무신도 11점도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각각 지정했다.
행당동 아기씨당은 여성 신령인 '아기씨'를 주신으로 모신 부군당(府君堂·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이다. 이곳에 있는 무신도는 전통과 근대기 화풍의 접점을 이루고, 다양하면서 흥미로운 도상이 많다고 평가된다.
전농동 부군당은 고려 말 조선 초 토지개혁을 이끈 조반(1341∼1401)을 주신으로 모신 마을 제당이다. 전농동 일대는 조선 시대 왕이 농사 시범을 보인 '동적전'에 속했는데, 토지개혁을 상징하는 조반을 모신 것도 이와 관련됐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달 10일에는 당인동 부군당 무신도 8점이 서울시 민속문화재로 지정된다.
당인동 부군당 무신도는 20세기 초 한 화승(畵僧)이 그린 것으로, 근대 서양 화법을 받아들인 흔적이 있다. 또 도상의 이름도 한글이 아닌 한문으로 적혀 있어 관련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이와 함께 10일 '흥천사 목조관음보살삼존상 및 복장 유물'을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한다. '마타사 금보암 금동관음보살좌상', '용암사 감로왕도', '용암사 현왕도'도 각각 문화재로 지정 예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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