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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와 왓슨은 넘지 못한 PGA챔피언십, 니클라우스에겐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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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머와 왓슨은 넘지 못한 PGA챔피언십, 니클라우스에겐 '텃밭'

PGA챔피언십 우승 못 해 커리어 그랜드슬램 불발

니클라우스는 5차례 우승…우즈도 4차례 정상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는 저마다 색깔이 있다.

최고(崔古) 대회 디오픈은 자연과 싸움이라는 골프의 본질을 일깨운다. 거친 바람과 폭우와 싸워야 한다.

US오픈은 최고(崔高)를 자랑한다. 가장 많은 상금을 내걸고 가장 가혹한 코스 세팅과 대결에 선수들을 내몬다.

마스터스는 '꿈의 무대'다. 선수나 팬이나 멋지게 차려진 무대에서 펼쳐지는 골프의 향연을 즐긴다.

그러나 PGA챔피언십은 개성이 약하다. 99회째를 맞았지만 전통과 권위에서는 100년이 넘은 디오픈, US오픈에 턱없이 모자란다. 마스터스가 지닌 매력은 PGA챔피언십이 넘볼 수 없다.

디오픈, US오픈, 마스터스는 선수들이 꼭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자주 거론되지만 PGA챔피언십을 꼽는 선수는 좀체 찾기 어렵다.

심지어 선수들이 우승하고 싶은 대회 순위에서 메이저대회가 아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도 밀린다는 얘기도 있다.

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린 선수가 많은 것도 특이하다.

제이슨 데이(호주)는 메이저 갈증을 2015년 이 대회에서 씻었다.

지난해 챔피언 지미 워커(미국), 2013년 우승자 제이슨 더프너(미국), 2011년 키건 브래들리(미국)도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PGA챔피언십에서 거뒀다.

역대 우승자 가운데 '이변'으로 꼽는 경우가 유난히 많은 것도 눈에 띈다.

메이저대회 가운데 '후순위'라는 인상까지 받는 이유다.

하지만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거두지 못한 전설의 스타 플레이어도 수두룩하다.

특히 PGA챔피언십 우승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지 못했다면 PGA챔피언십은 결코 만만한 대회가 아니다.

아놀드 파머(미국)는 PGA챔피언십 우승과 끝내 인연을 맺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통산 62승에 메이저대회에서만 7승을 올린 파머는 PGA챔피언십에서는 준우승만 3차례 했을 뿐이다. 그는 마스터스에서 4승, 디오픈에서 2승, 그리고 US오픈에서 한번 우승했다.

올해 68세인 톰 왓슨(미국)도 PGA챔피언십 얘기만 나오면 억장이 무너진다.

디오픈을 5차례나 제패했고 마스터스도 2번 정상에 올랐으며 US오픈도 한번 우승해 메이저대회 8승을 쓸어담은 그는 PGA챔피언십에서는 번번이 쓴맛을 봤다.

PGA챔피언십에서 10번이나 톱10에 입상한 왓슨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건 미스터리로 여겨진다.

1978년에는 최종 라운드 9번 홀까지 5타차 선두를 달리다 연장전에 끌려가 역전패를 당했다.

'스윙 머신'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닉 팔도(잉글랜드)도 PGA챔피언십과 인연이 없었다.

마스터스와 디오픈을 각각 3번씩 우승한 팔도는 PGA챔피언십에서 1992년 준우승, 1993년 3위, 1994년 4위에 오르는 등 3년 내내 우승 경쟁을 벌였지만, 정상 정복은 이루지 못했다.

'빅이지' 어니 엘스(남아공) 역시 PGA챔피언십이라면 한이 맺혔다. US오픈과 디오픈을 각각 2차례씩 제패한 그는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에서는 우승을 눈앞에 놓치곤 했다.

특히 1995년 PGA챔피언십은 엘스에겐 악몽이다. 3라운드까지 54홀 최소타 기록을 세우며 3타차 선두에 올랐지만 2타가 모자라 연장전에도 나가지 못했다. 2004년에도 그는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3퍼트 보기를 한 바람에 1타차로 연장전 진출에 실패했다.

골프 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골프 선수로 추앙받는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와 승부 근성이 남달렀던 조니 밀러(미국), 타이거 우즈가 등장하기 전에 세계 넘버원이었던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 등도 PGA챔피언십 우승 없이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어떤 선수에게는 지독하게 우승의 영광을 내주지 않은 PGA챔피언십이지만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미국)에게는 텃밭이었다.

니클라우스는 PGA챔피언십에서만 5차례 우승을 쓸어담았다.

그가 메이저대회 18승으로 '메이저 제왕'에 오른 데는 마스터스 6승이 결정적이었지만 PGA챔피언십 역시 큰 몫을 한 셈이다. 니클라우스는 PGA챔피언십에서 준우승도 4번이나 차지했다. 그만큼 그는 PGA챔피언십에 강했다.

메이저대회에서 11승을 거둔 월터 헤이건(미국)은 절반에 가까운 5승을 PGA챔피언십에서 수확했다.

우즈 역시 PGA챔피언십에서 4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즈가 1999년에 이어 2000년에도 우승한 이후 PGA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가 없다는 것도 흥미롭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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