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병장 배상문 "골프와 무관한 소총수…강인해졌다"
"체력·정신·열정 강해져…골프 실력 더 좋아질 것"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군 복무 중인 프로골퍼 배상문(31)이 전역을 약 일주일 앞두고 "군대에서 좋은 기억, 좋은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스스로 강인해졌고 느낀다"며 새 출발을 다짐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활약하던 배상문은 2015년 11월 17일 입대, 21개월의 복무를 마치고 오는 16일 만기 전역할 예정이다.
36보병사단 소속인 '병장' 배상문은 제대를 앞두고 휴가를 나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8일 복귀 각오를 밝혔다.
배상문은 "팬들께 잊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면서도 "지금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군 복무는 정말 잘한 일 같다. 이런 생각이 들 거였으면 진작에 빨리 다녀오는 게 좋지 않았을까"라며 군 생활에서 얻은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그의 보직이다.
배상문은 "간혹 '골프병'으로 복무하면서 남들보다 편하게 지내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는 상당히 속상했다"며 "36사단 108연대 3대대에 자대 배치를 받고 지금까지 쭉 '소총수'로 군 복무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골프와는 전혀 무관하게 군 복무를 했다"며 "정말 좋고 아주 큰 경험이 됐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10살 가까이 차이 나는 20대 초반 친구들과 힘든 훈련을 함께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배상문은 전했다.
골프를 칠 기회가 '턱없이' 부족한 것은 문제였지만, 그는 "정말 골프가 더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배상문은 "부대에 있는 동안에는 웨이트 트레이닝과 조깅 등 체력운동을 많이 했다. 몸과 정신이 더 강해졌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는 과정에서 허리와 고관절 통증도 많이 완화됐다며 "재활하는 의미도 있었다. 체력과 부상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 상태"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마인트 컨트롤과 이미지 트레이닝을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고 자부하면서 "입대 전 골프 실력보다는 좋아질 거라고 믿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체중이 빠지고 몸이 가벼워지면서 스윙 스피드와 비거리도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골프 연습은 휴가 기간을 활용했다.
배상문은 "실전 감각을 유지하려고 친한 프로 동료들과 좋아하는 코스에서 연습했다. 입대 전과 별반 차이 없을 정도로 잘 맞은 날도 있었다"며 "사실 공백 리스크는 많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배상문은 다음 달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을 복귀 무대로 정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10월 PGA 투어 2017-2018시즌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에 출전해 본격적인 투어 활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배상문은 PGA의 배려로 전역 후 1년간 시드를 보장받았다.
배상문은 "정말 골프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질 것 같다고 스스로 많이 느낀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것이고, 되도록 빨리 우승 등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조급해하지 않고 항상 여유를 가지며 매 경기, 매일매일 골프에 임할 계획"이라며 '충성'이라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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