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백서,北생화학·핵무기공격 위협 강조…"가능성 부정못해"
중국 우려 구체화…"동중국해·남중국해서 현상 변경 시도 위협"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북한이 일본을 겨냥한 탄도미사일에 생화학무기를 탑재할 수 있을 뿐더러 실전배치가 끝난 탄도미사일은 사실상 선제 핵공격인 포화공격(飽和攻擊)에 필요한 정확성과 운용능력 향상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의 2017년판 방위백서가 지적했다.
이 백서는 중국이 갈수록 군사력을 확장하고 대양 진출을 가속화한다면서 중국에 대한 우려도 구체화했다.
백서는 우선 "북한이 작년에 두차례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사일 20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상기시키면서, "작년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운용능력 향상은 새로운 단계의 위협이 됐다"고 기술했다.
이는 "북한의 핵무기 계획이 상당히 진전됐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고 명시했던 2016년판 방위백서와는 크게 다른 서술이다. 주목할 대목은 2017년 판에선 전년도의 "가능성" 표현 대신 "핵무기 계획이 상당히 진전되고 있다"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점이다.
백서는 이와 함께 "북한이 5차례 핵실험을 통해 기술적인 성숙이 예상되며, 이로볼 때 북한이 (핵탄두의) 소형화 실현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썼다.
백서는 북한의 생화학 무기와 관련해선 상세한 내용은 불명확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사린·VX가스·머스터드(겨자) 가스 등의 보유, 그리고 생물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탄저균·천연두·페스트 등 보유가 지적된다"고 적었다.
생화학무기와 관련된 표현 역시 '모호했던' 2016년 방위백서와는 달리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해 주목된다.
백서는 북한의 미사일 관련 동향으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의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반복하는 것 이외에도 고체연료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상대국들이) 발사 징후 파악을 어렵게 해 은닉성과 즉시성을 높여 기습적 공격능력 향상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백서는 북한이 일본을 겨냥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신형 미사일을 새롭게 배치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어 북한이 지난달 4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대해선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실증했다는 취지로 (북한이) 발표했다는 점에서 보면 사거리가 긴 미사일의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도 곁들였다.
이번 백서는 지난해 백서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대포동-2호에 대해 "핵탄두 중량을 1t 이하로 가정할 경우 약 1만㎞ 이상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백서는 올해 4월 15일 북한군 열병식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무수단'을 비롯한 5종류의 미사일이 등장했고, 미확인 미사일 2종류도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백서는 "(미확인 2종류 중에) 하나가 (열병식 때) 트레일러 형태의 차량에 탑재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KN-08/14용 이동식발사대(TEL)와 유사한 것에 실려 등장한 것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위백서가 중국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 대목도 눈에 띈다.
백서는 "중국이 투명성이 결여된 채로 군사력 증강은 물론 적극적인 해양진출을 함으로써 지역 군사균형을 급속히 변화시키는 가운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독자적인 주장에 바탕을 두고 현상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는 중일 양국의 분쟁 대상으로 일본이 실효 지배중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에 중국이 해경국 선박을 보내 마찰을 일으키는 가하면, 남중국해에서 독자적인 영유권을 주장하며 주변국과 분쟁을 일으키는 것을 거론한 것이다.
백서는 그러면서 "(중국이) 일방적 주장을 타협 없이 실현하려는 자세를 계속 보여줘, 이런 행동으로 인한 우리나라(일본)를 포함한 지역·국제사회의 안보환경에 주는 영향이 강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백서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강한 우려를 안겨주는 면이 있다"는 표현과 비교할 때 보다 구체적이다.
백서는 아울러 중국이 "주변 지역에 다른 국가 군사력의 접근과 전개를 저지하고 해당 지역에서의 군사활동을 저해하는 비대칭적 군사능력의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서는 또 중국 해상전력이 향후 동해까지 진출해 활발한 활동을 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일본의 2017년 방위백서에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우려가 보다 부각돼 기술된 것을 두고선, 향후 일본이 방위력 강화를 꾀하려는 목적으로 주변국을 변수로 한 안보 위기를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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